AI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절체절명의 화두이다. 정부와 기업 간 네트워크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래픽 처리장치인 GPU 확보를 넘어 '피지컬 AI'와 '엣지 AI' 등 산업현장 중심의 실증과 국산화 확대가 시급하다는 산업계 주장도 나온다. 대변화와 대전환의 불확실성 시대에 전북은 과연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조용로 (주)나인이즈 대표는 전북에서 유일하게 'AI 3대 강국(G3)을 위한 조찬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이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는 전북의 AI산업과 관련해 깊은 고뇌와 성찰을 해온 한 사람이기도 하다.

조용로 대표는 11일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AI기술에 전북이 보유한 고유의 데이터와 '경험(X)'을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V)'를 창출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라며 'AI+X=V'라는 아주 생소한 공식 하나를 소개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다른 질문부터 인터뷰를 시작했다.
프레시안: 최근 글로벌 AI 시장, 주목할 만한 주요 변화는 무엇입니까?
조용로 대표: 2025년 글로벌 AI 시장은 네 가지 핵심 트렌드가 주도할 것입니다. 스스로 추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플랫폼을 넘나드는 'AI 오케스트레이션'과 저비용·고효율 AI의 표준을 제시하는 '딥 시크 쇼크' 등입니다. 또 사용자를 대신해 자율적으로 목표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AI'로의 전환과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멀티모달 피지컬 AI'의 부상입니다.
프레시안: '절대적 약자' 위치로 평가되는 전북은 어떻습니까?
조 대표: GPU 확보 등 인프라 경쟁에서 '절대적 약자'인 전북에게 저비용 AI의 확산은 기회인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독자적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는 도전입니다. 막대한 자본이 드는 인프라 경쟁을 답습하기보다 타 지역이 모방 불가능한 고유의 '경험'을 활용하는 비대칭 전략이 유효합니다. 저는 'AI+X=V'라는 개념이 이러한 비대칭 전략에서 전북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 'AI+X = V'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합니다.
조 대표: 그럴 것입니다. AI 기술에 전북이 보유한 고유의 데이터와 '경험(X)'을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V)'를 창출하는 형태를 수식으로 설명한 것입니다. AI 경쟁의 주도권이 범용 모델의 성능을 넘어 '누가 가장 가치 있는 경험을 확보하고 AI와 결합시키는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분야 데이터를 활용한 '한국형 소버린 AI'를 실현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소버린 AI를 기술적인 전략을 포함해 AI를 구성하는 데이터마저도 분명한 목적성을 가지고 확보해야 진정한 의미의 '한국형 소버린AI'로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프레시안: 전북의 '경험자산'은 어떤 면에서 모방 불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조 대표: 자본으로 구매 가능한 범용 모델이나 인프라와 달리 역사와 맥락이 담긴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이것은 쉽게 모방할 수도 없어 강력한 경제적 해자, 즉 진입장벽이 됩니다. 전북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의 방대한 '문화경험'인 디지털 아카이브와 농업인들이 수십년간 축적한 노하우는 AI와 결합 시 독보적 가치를 창출하는 전북만의 자산으로써 가치가 높습니다
프레시안: 전북만의 자산을 'AI+X' 전략에 어떻게 접목해야 합니까?
조 대표: 세 가지 분야에서 가치 사슬 재구성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국립무형유산원 아카이브로 'AI-문화콘텐츠랩'을 설립하고 농업인의 경험을 데이터화하는 '경험중심 노지 AI 스마트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또 인간의 경험을 로봇에 이식하는 '피지컬 AI 테스트 필드'와 첨단 바이오 연구 플랫폼인 '전북형 바이오 파운드리'를 구축하여 제조업과 바이오산업의 부흥을 꾀해야 합니다.
프레시안: 이를 위해 전북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입니까?
조 대표: 가장 큰 도전은 수도권의 성공모델을 답습하는 '미투(Me-too) 전략'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험 데이터를 AI에 맞게 정제·가공하는 '데이터 전문가'와 농업이나 제조업 등 현장 전문가와 기술 전문가를 연결하고 협업을 주도하는 '융합형 인재' 육성이 시급합니다.
프레시안: 전북이 'AI+X' 전략의 성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조 대표: '모방 정책'을 폐기하고 '데이터'와 '테스트 필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비대칭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GPU 구매도 분명 필요한 지점이지만 고유한 '경험 데이터' 확보와 가공에 예산을 최우선 배분해야 합니다. 실제 현장을 '살아있는 실험실'로 활용하며 14개 시·군의 고유 문제를 해결하는 지역 특화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프레시안: 지역 특화 연구개발이 선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조 대표: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정책 방향은 단순한 기술도입을 넘어 지역의 '경험'과 '맥락'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인공지능 기술 역사에 '경험'과 '맥락'의 가치를 불어넣고 그 중심에 전북이 위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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