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이 광복절 기념식을 2년 만에 다시 정부와 함께 열게 된 데 대해 "작년에는 사실 조금 유감스러웠다"며 "(작년 당시) 정부 쪽에서 너무 친일적인 역사로 자꾸 가고 있으니까 저희들로서는 그걸 따라갈 수가 없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 광복회장은 14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작년 광복절 기념식을 정부 행사와 별도로 개최했던 데 대해 "광복회로서도 국민들에게 충분하게 (행사를) 따로 한 것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광복회는 지난 2024년 제79회 광복절을 앞두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 △홍범도 장군 육사 교정 내 흉상 철거 논란 등을 이유로 정부 주관 경축식 참석을 거부하고 별도 행사를 열었다.
이 회장은 "독립 선열들이 피흘리며 싸웠던 그 역사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해방은 독립투쟁의 결과로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연합국이 승리해서 갑자기 얻어진 것이라는 식으로 설명하니까 독립투쟁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가고 있어서 몇 번씩이나 이 부분에 대해서 제가 (정부에) 항의를 했는데 안 되더라. 그래서 제가 (경축식 참석을) 거부했다"며 "거부한 것을 잘했다고는 생각 안 하지만 그게 불가피했다"고 이해를 호소했다.
이 회장은 김형석 관장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조금 안타깝다"며 "'일본 시대가 더 좋았다', '일본이 우리 근대화에 도움을 줬다', '일본이 우리를 착취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낙성대연구소라는 데 있는 분들이 한국학중앙연구원을 다 차지하고 있고, 독립기념관에도 이사로 참여하고, 독립기념관장 자신이 상당 부분 그런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이건 학문의 자유라고 얘기를 하는데 좋다, 학문의 자유라면 그런 것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제가 따돌림을 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한국학중앙연구원이나 독립기념관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국민 세금이 이렇게 편향된 시각으로 자꾸 얘기를 하는 (데에 쓰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뉴라이트를 중심으로 우파 진영에서 제기된 1945년 건국절 논란에 대해 "아직 (논란이) 있다"고 지적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마치 건국절 얘기를 이승만 전 대통령이 처음 시작한 것처럼 꾸며서 만들어놨는데, 이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은 제헌국회 개회사에서 '오늘 수립되는 이 정부는 기미년에 세운 대한민국 정부의 부활'이라고 했고 '그러므로 민국 연호는 기미년부터 기산하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 관보 1호에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썼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애국지사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이자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의 종손(從孫. 조카손자)으로, 민주당 이종걸 전 의원과는 사촌지간이 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죽마고우였으나 12.3 비상계엄 이후 그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극우세력 수괴"라고 공개 비판한 이철우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부친이기도 하다.
광복회가 윤석열 정부와 반목한 원인이 됐던 뉴라이트 사관 문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안규백 신임 국방장관 면담에서도 언급됐다.
우 의장은 안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내일이 광복 80주년인데,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같은 불필요한 이념 논쟁으로 국군의 정통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 국군의 뿌리가 임시정부와 독립군, 광복군을 계승했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이에 대해 "홍범도 장군의 육사 내 흉상은 그대로 보존하고, '독립영웅실'도 복원하려고 국방부가 없는 돈을 짜내서 예산을 마련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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