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의병 항쟁 죽봉 김태원 의병장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25일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광장에서 열렸다.
광복회 광주광역시지부 주관으로 열린 이날 '뿌리찾기 추모 및 동상 환경 정화활동'에는 고욱 지부장을 비롯한 광복회원 10여명과 김 의병장의 후손인 김갑제 한말 호남의병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김태원 의병장 동상은 왼손에 화승총을 쥐고 오른손으로 어등산을 가리키며 두 눈을 부릅뜬 의기 당찬 모습으로 농성광장에 우뚝 서 있었다.
동상은 1998년 광주·전남 유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건립됐다. 탑 기단부에 자리한 둥근 석비에는 김 의병장의 공훈이 빼곡히 적혀 있다.
고령의 광복회원들은 33도의 무더위도 잊은 듯 묵념을 통해 구국을 위해 목숨 바친 김 의병장의 넋을 위로하고 동상 주변을 깨끗이 정비하며 그의 희생정신을 되새겼다.

1870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죽봉 김태원 의병장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으며, 1905년 을사늑약 이후 기삼연이 이끄는 호남창의회맹소에 가담해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고창 문수사, 장성 토천, 담양 무동촌 전투 등에서 연전연승하며 일본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기삼연 의병장이 순국한 뒤에는 동생 김율과 함께 독자적인 의병 부대 '호남의소'를 이끌고 항쟁을 이어갔다. 그러나 1908년 4월 25일, 앞서 송정리에서 체포된 동생의 구출을 계획하며 광주 어등산에 잠시 머물던 중 일본 기병대의 기습 공격을 받아 치열한 전투 끝에 38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민수웅 광복회 광주시지부 북구지회장의 제안으로 2023년부터 시작된 '뿌리찾기 추모 선양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행사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묘소나 추모 공간을 찾아 그 뜻을 기리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매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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