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에서 197일째 농성 중인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을 비롯한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 6명의 복직을 위한 노사 교섭이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세종호텔지부 교섭대표단은 28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 인근 고 지부장의 고공농성장 앞에서 "오세인 세종호텔 대표와 노동조합 대표가 고용노동부가 함께하는 자리에서 오는 9월 둘째주 교섭을 하기로 했다"며 "오는 1일 날짜를 확정하기로 약속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세종호텔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대양학원 재단 이사회는 지난 14일 2025년 3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세종호텔 해고자 복직 논의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다. 회의 결과 이사회는 오 대표에게 복직 문제를 일임하고 이사회는 이에 따른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 뒤 2주 가까운 시간이 지나도록 세종호텔 사측은 노조에 별다른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이에 세종호텔지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의 최대근 위원장, 허지희 세종호텔지부 사무장, 김난희 세종호텔지부 총무부장 등을 포함한 교섭대표단을 꾸렸다.
교섭대표단은 이날 세종호텔 로비에서 농성하며 교섭을 요구했고, 결국 교섭 날짜를 잡겠다는 사측의 약속을 받아냈다. 같은 시간 세종호텔 바깥에서는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고 지부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교섭 성사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복직이 호텔의 정상적인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2021년 정리해고 뒤 세종호텔은 연회장 운영을 중단했고, 성급도 4성에서 3성으로 떨어졌다.
그는 이어 "오 대표는 호텔 운영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라며 "해고자들이 다시 호텔 안에서 일할 수 있게 되고, 관광객과 투숙객도 더 행복해지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미룰 이유가 없다. 복직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교섭은 2021년 12월 10일 해고된 세종호텔 노동자들이 이후 사측과 벌이는 첫 교섭이다. 세종호텔은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고 지부장 등 세종호텔지부 조합원 12명을 포함 15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흑자 전환을 이뤘지만, 세종호텔 사측은 복직을 요구하는 해고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해고자들이 제기한 부당해고 소송에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고 지부장은 지난 2월 13일 세종호텔 앞 높이 10미터 도로시설 구조물에 올라 몸 한 번 편히 뉘기 어려운 공간에서 지내며 자신을 포함한 해고자 6명의 복직을 요구해 왔다. 벼랑 끝에 몰린 해고자가 할 수 있는 복직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선택지였다. (☞관련기사 : 25년 차 일식 요리사가 세종호텔 앞 10m 고공에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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