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준석, TV토론 성폭력 묘사 발언 징계 여론에 "과학적으로 의미없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준석, TV토론 성폭력 묘사 발언 징계 여론에 "과학적으로 의미없다"

딥페이크 성범죄 대책에 "검열 강화" 우려하면서도 "처벌 더 강화해도 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자신이 지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구체적 성폭력을 묘사한 발언을 한 데 대해 '국회 차원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온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과학적으로 하면 안 되는 조사",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5일 금태섭 전 의원이 진행하는 불교방송I(BBS) 라디오 방송 대담에서 "웹 조사 방식으로 했다는 것인데, 이런 설문은 어디 가서 (하느냐에 따라)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 가서 조사하면 그렇게 나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언급된 여론조사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월 1일부터 7일간 전국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이다.

이 대표는 TV토론 당시 발언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인척(실제로는 친족) 중에 그런 말을 한 사람이 있는 걸 인지했기 때문에 물어본 것"이라며 "그러면 강력범죄나 성적으로 문란한 얘기를 한 사람들은 아예 언급도 하면 안 되는 것이냐", "TV토론에서 할 수 있는 말과 없는 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사회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만약에 국민들께서 그렇게 불편하게 생각하셨다면 저도 정치인인데 자제하겠다"면서도 "그런데 이 기준에 대해서는 저희가 한번 생각해 봐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대담 진행자인 금태섭 전 의원이 "여론조사 문제는 그렇다 치고, 진보 쪽이나 기성세대들이 젠더 문제를 얘기하다가 막상 자기 쪽에서 어떤 사건이 나면 감싸주는 그런 위선을 지적하는 건 좋은데, 그러면 '앞으로는 성폭력 피해자를 철저히 보호하고 성범죄자를 처벌하자'고 했다면 무리가 없을 텐데 왜 이 대표도 딥페이크 성착취 사건 처벌 강화에 반대하느냐. 그런 문제를 좀 소홀하게 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딥페이크 문제에 대해 "그것(처벌 강화)을 하면서 검열이 강화되는 거 아니냐라는 얘기가 저희 안에서는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이 이에 "그러니까 여성에 대한 범죄에 있어서만 너무 그렇게 보시는 거 아니냐"고 재차 지적하자, 이 대표는 "아니다. 당시 그 법안의 요체가 사실상의 함정수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어서 그런 형식에 대한 (반대였던) 것이지, 딥페이크에 대한 처벌은 솔직히 말하면 더 강화해도 된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이 "2030 남성의 민주당 지지 이탈 이유로 조국 사태와 '민주당의 편향적 젠더 정책'이라는 말을 했는데 어떤 정책들에 대해 2030 남성이 반감을 갖게 된 것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2030 남성들 같은 경우에는 계속 문재인 정부 전부터 강남역 사건 뭐 이런 것들 있을 때마다 개별 범죄 하나하나를 거의 그냥 전체적인 어떤 세대적 현상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여성에 대한 차별적 사회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남성 개인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조국 전 대표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이런 경향성을 만들고, 결국 어디까지 가느냐 하면 학교에서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는 식의 이야기까지 가르치는 경우가 나왔는데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지양해야 될 스테레오타이핑과 싸잡기가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여성가족부 개편 문제에 대해 "저는 이번 대선에서 '여가부를 좀 바꿔야 된다. 폐지하면서 인권부로 개편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여성부 폐지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예전 DJ 때부터 시작된 여성부·여가부의 행적이라고 하는 것이 초기에 호주제 폐지나 이런 데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캠페인 부서가 된 것", "때가 되면 트렌디한 걸 찾아가지고 '이걸 하겠다' 하는 것"이라고 여성부의 역할을 폄하했다. 여성부는 여전히 성차별 시정 노력이나 성범죄피해자 보호 및 원스톱 지원 등 중요 현안을 다루고 있다.

TV토론 발언, 딥페이크 성범죄, 학교 반성폭력 교육, 여성부의 기능·역할 등 주제를 관통하는 이 대표의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정치는 수 년째 일관되다.

반여성주의의 요체는 여성주의의 정의(定義)인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견해'(표준국어대사전), '여성이 불평등하게 억압받고 있다고 생각해 여성의 사회·정치·법률상의 지위와 역할의 신장을 주장하는 주의(고려한국어대사전)'에서 그 전제인 '차별' 또는 '여성이 억압받고 있다'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즉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윤석열 전 대통령)는 세계관이다.

이 대표는 과거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다면' 당연히 보정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각의 문제제기는 너무 비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보면서 전혀 공감이 안 됐다. 해당 책 작가는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는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성의 기회 평등이 침해받는 이슈가 '있다면' 얼마든지 목소리를 낼 것이다. 다만 특정이 가능한 이슈여야 한다"며 "2030 여성들이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본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점도 분명히 있다. 막연히 여성이 차별받고 있다는 정도로는 안 된다"고 한국사회에 엄존하는 여성 차별을 '피해의식'으로 치부했다.

그는 방송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도 "85년생 여성이 변호사가 되는 데 어떤 제도적 불평등과 차별이 있느냐"고 성차별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거나, 여성혐오·성착취 범죄 비판에 대해 "개별 범죄를 끌어들여서 특정 범죄의 주체가 남자니까 남성이 여성을 집단적으로 억압·혐오하거나 차별한다는 주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전 후보는 지난 2021년경부터 공공연히 해온 이같은 주장에 대해 지금까지 철회하거나 사과한 바가 전혀 없다. 오히려 그는 2024년 2월 총선을 앞두고 직접 내놓은 입장문에서 "제 개인에 대해 되짚어보면, 이준석이 페미니즘의 안티테제로서 주목받게 된 것은 2018년 이수역 사건 당시 제 입장을 밝힌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스스로 '페미니즘의 안티테제'임을 자부하기까지 했다.

▲2030정치공동체청년하다,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 진보대학생넷 관련 학생들이 지난 5월 28일 서울 여의도 개혁신당 당사앞에서 전날 TV 토론에서 이준석 당시 대선후보가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적 표현을 언급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