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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에 투자해 달라더니 한국 배터리 기업 공장에서 수백 명 체포…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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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에 투자해 달라더니 한국 배터리 기업 공장에서 수백 명 체포…대체 왜?

전례 없는 대규모 구금 배경 아직 파악 안되고 있어…미측 "450명 불법체류자 단속" 주장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비롯한 미 정부 기관들이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해 한국 국적자 300여 명을 구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5일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은 현지시간 9월 4일 목요일 미 조지아 주에 소재한 우리 기업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다수의 우리 국민이 구금됐다"며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투자업체의 경제 활동과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주미국대사관 총영사와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의 영사를 현장에 급파하고 현지 공관을 중심으로 현장 대책반을 출범시킬 것을 지시하는 등 적극 대처 중"이라며 "서울에서도 오늘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우리의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 산하의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 애틀랜타 사무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 계정에서 "HSI, FBI, DEA(마약단속국), ICE, GSP 및 기타 기관들과 함께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차 메가사이트 배터리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실시했으며, 약 450명의 불법 체류자를 체포했다"며 "이는 지역 사회의 안전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이날 국토안보부(DHS)관계자가 여러 미국 기관이 "불법 고용 관행에 대한 수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사법적으로 승인된 단속 작전을 수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조지아주 국토안보부의 수사 담당 특별 요원인 스티븐 슈랭크는 체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소셜 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HSI라고 쓰인 조끼를 입은 한 남성이 노란색 안전 조끼를 입은 근로자들에게 '현장 전체에 대한 수색 영장이 발부됐다. 공사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모든 작업을 지금 당장 끝내야 한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 4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 산하의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 애틀랜타 사무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 계정에 게재한 단속 모습. ⓒATF 애틀랜타 사무소 X 갈무리.

해당 공장은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배터리 회사로 올해 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2023년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는 43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이 공장은 현대,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합작회사인 HL-GA 배터리회사의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건설 현장에서의 활동과 관련해 관련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지원을 위해 건설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성명에서 "당사는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구금에서 신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 및 관련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며 "통역 및 법률 지원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어떤 혐의로 미국 당국에 의해 구금됐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구금된 인원 중에 실제 불법체류자가 있는지에 대해 외교부는 상세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구금된 인원 중에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출장을 가면서 회의 참석 및 계약 등을 위한 B1 비자나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비자 발급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미 당국이 구금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구금된 450명 중 한국인 국적자는 300여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조지아주 폭스턴에 위치한 ICE 시설에 모두 모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수백 명의 한국 국적자를 한 번에 구금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이에 미 정부가 한국 정부 측에 이 사실을 통보했냐는 질문에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의 절차에 따라 진행된 부분"이라며 "사전 통보 등은 받지 않았고 (현장에 있는 우리) 공관을 통해 상황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 중 최악의' 범죄자들을 추방하겠다고 밝혔지만, ICE에서는 일반 범죄자들을 적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인권 옹호 단체들은 이러한 단속을 비난해 왔다"고 전했다.

통신은 지난달 한미 간 관세 협상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데 대해 "양국이 세부 사항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면서 "미국이 주요 투자 국가 중 하나인 한국 기업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 4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 산하의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 애틀랜타 사무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 계정에 게재한 단속 모습. ⓒATF 애틀랜타 사무소 X 갈무리.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해당 사안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대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도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대응 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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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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