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으로 강릉에 재난사태가 선포된 지 9일째인 7일,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또 떨어져 12.6%까지 내려앉았다. 정부와 강릉시는 일 3만 톤 급수 지원, 제한급수 강화 등을 통해 대응 중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단수 가 현실화되는 등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2.6%(평년 71.2%)로 전날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시민 18만 명이 사용하는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곳이다.
정부는 이날 군부대 차량 400대, 해군·해경 함정 2대, 육군 헬기 5대, 지방자치단체·민간 장비 등을 투입해 2만 9793톤의 물을 오봉 저수지와 홍제 정수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전날도 비슷한 방식으로 3만톤 가량의 물을 공급했지만, 저수율 하락세는 막지 못했다.
또 소방청은 이날 강릉 가뭄 대응을 위한 두 번째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동하고, 1만 리터급 이상 대형 물탱크차 20대를 강릉으로 보냈다.
전날에는 강릉시가 아파트, 대형숙박업소 등에 대한 추가 제한급수를 시행했다. 앞서 시는 지난달 20일 시 전역의 가정용 계량기 50% 잠금을, 이어 29일에는 75% 잠금을 시행했는데, 대응 수위를 올린 것이다.
강릉시는 향후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아래로 내려가면 시간제·격일제 제한급수를 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절수 참여 세대에 상수도 요금 감면 등을 지원하는 조례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강릉 내 일부 지역에서 현실화된 단수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전날 "21세기에 물이 말라서 단수까지 겪어보는 일이 평생 몇 번이나 있을까"라며 "지원해준 생수도 받아왔긴 한데 답답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다른 시민도 "좀 전 단수됐다"며 "월요일 오후에 물이 나올 예정이니, 월요일 아침에 출근할 때 못 씻고 갈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온라인상에서는 강릉 밖 시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움직임도 보였다. 한 X 이용자는 "강릉에 가뭄 피해가 크다고 한다. 큰돈은 아니지만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했다. 하루빨리 피해가 잦아들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른 X 이용자도 "생수 660병을 기부했다"며 "하루빨리 강릉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복구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강릉에서는 현재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6개월 강수량은 평년 대비 36.8%인 336.7밀리미터에 불과했다. 이날 강원 지역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강릉 예상 강수량은 5밀리미터 미만이라 가뭄을 극복할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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