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등 방중 외교 일정을 다룬 기록영화를 내보냈다. 다자외교 무대에 선 김 위원장의 모습을 통해 정상국가임을 과시하며 체제 선전에 힘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또 기록영화에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얼굴도 등장한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이른바 '4대 세습' 관련 여론화 작업을 하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6일 정오 김 위원장의 금번 방중을 다룬 기록영화를 약 50분간 편성해 내보냈다. 영화는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장면(1일)부터 베이징 열병식 참석(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4일) 등 장면을 상세히 다뤘다.

특히 김 위원장이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친근하게 대화하는 장면이 빈번하게 나왔다.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시작하기 직전 손을 붙잡고 파안대소하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 다만 대화 내용은 전달되지 않고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동지와 반갑게 만나시고 감회 깊은 회포를 나누시었다"는 소개 멘트만 방영됐다.
또 김 위원장이 중국으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며 "김정은 동지께서는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이번 방문일정의 세부에 이르기까지 깊은 관심을 돌려주고 특별한 조치를 취해주면서 극진한 환대를 베풀어준 데 대해 다시한 번 사의를 표하시었다"고 했다.
기록영화에 김주애가 등장한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2일 베이징역에서 중국 측의 영접을 받은 후 숙소인 주중 북한대사관에 도착했을 때 김주애가 아버지의 바로 뒤를 따르는 장면이었다. 부녀가 같은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도 영상에 담겼다.

북한 선전당국은 한편 전승절 행사에 참여한 26개국 정상급 인사들을 소개하면서도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 의장이 톈안먼광장 망루에 올라 이동하는 장면을 굳이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기도 했다. 생방송이 아닌 기록영화인 만큼, 이 장면에 북한의 대남전략 일단이 담긴 것인지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일(미 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북미 협상 국면 와중에 김 위원장의 통신 등을 도청하려고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팀을 북한 해역을 통해 침투시키려다 실패했고 그 과정에서 민간인인 북한 어민들이 탄 배를 수장시켰다는 보도에 대해 만 하루 넘게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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