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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책임이다. 적절한 비자 요청했어야"…'적반하장'에 '뒤끝'까지 부리는 트럼프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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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책임이다. 적절한 비자 요청했어야"…'적반하장'에 '뒤끝'까지 부리는 트럼프 행정부

러트닉 상무장관 발언에 미국 매체도 "현실성 떨어져…상무부 장관에게 전화해 비자 얻어낼 수 있을지도 불분명" 지적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한국인들 구금 사태는 이들이 적법한 비자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국 기업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적법한 비자를 받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는 언급하지 않아 미국 내에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주 ICE(이민세관단속국)의 단속을 받은 조지아주 현대차 관련 공장 노동자들은 잘못된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회사는 적절한 비자를 받기 위해 도움을 요청했어야 했다고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이 '악시오스쇼'에서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러트닉 장관은 이번 (단속을 위한) 급습 책임이 전적으로 현대자동차에 있다고 말하며, 현대차가 관광 비자로 노동자들을 데려왔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에 '아, 잠깐만요. 적절한 비자를 받으세요. 적절한 비자를 받는 데 문제가 있으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제가 크리스티 놈(국토안보부장관)에게 전화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라며 "적절한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하지만 잘못된 방식으로는 하지 말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옛날 방식대로는 할 수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대로 된 절차를 밟으라고 요구한다. 이민을 오고 싶고, 노동자들을 이곳으로 데려오고 싶으면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더 이상 규칙을 어길 수 없다. 그런 방식은 이제 끝났다"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의 이 발언은 구금된 한국인들 중 한국에서 미국으로 출장을 가면서 회의 참석 및 계약 등을 위한 B1 비자나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들이 비자의 목적에 맞지 않는 행위를 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들이 전문 외국인 인력을 위한 'H-1B'를 받지 않은 이유는 이 비자를 받는데 수 개월의 시간이 걸리며, 설사 그 시간을 기다린다고 해도 미국에서 발급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는 데 있다.

매체 역시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러트닉 장관의 발언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러트닉의 말처럼 적절한 비자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전문 외국인 인력을 위한 H-1B 비자는 신청자가 정원보다 수십만 명 더 많아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또 기업이 상무부 장관에게 전화해서 규정을 어기지 않고도 충분한 수량의 적절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완전 불분명하다"라며 러트닉 장관이 실제 기업이 필요한 만큼의 비자를 국토안보부로부터 얻어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해당 공장은 현대와 엘지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배터리 회사로 올해 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번에 구금된 인원은 전부 엘지에너지솔루션에서 고용한 자사 직원 및 협력 업체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구금 사태가 한국 기업 때문이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입장을 내놓은 러트닉 장관은 한국에 관세를 빌미로 한국에 대미 투자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는 대신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무역 협정에 "서명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악마는 디테일(세부 사항)에 있다"라며 "일본은 협정에 서명했다. 한국은 합의를 받아들이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 흑백논리다. 관세를 내거나 합의를 받아들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인터뷰에서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비자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훌륭한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이전에 공장을 지었던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는 이를 신속하게 실행하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과 협상을 통해 그들이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싶어 할 경우, 그들의 노동자들이 적절한 취업 비자, 즉 단기 취업 비자를 발급받고 미국인들을 교육시킨 후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대통령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단기 취업 비자 마련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 11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미국 방송 CNBC와 인터뷰를 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지난 4일 ICE를 비롯한 미 정부기관의 급습으로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있는 ICE 구금시설에 구금됐던 한국인 등 330명의 직원들은 일주일만인 11일 애틀란타 공항을 출발해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을 태운 전세기인 대한항공 KE9036편은 인천국제공항에 12일 오후 3시 30분 경 착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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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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