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조희대 사퇴론' 등 대 사법부 강경기조를 펴는 가운데, 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내에서 "지금의 사법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해서 정치권력과 다수결이 모든 문제의 정답을 내놓거나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이견이 표출됐다.
민주당 사개특위 위원인 김남희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정치권력이 사법개혁을 함에 있어서는 언제나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지도부가 사법부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연일 '사법부 때리기'에 매진하는 가운데 신중론을 편 것.
당 지도부에선 이날도 "(사법부가) 반성과 성찰을 모르니 사법개혁이란 국민의 명령에 직면하는 것"(정청래 대표), "사법독립을 진짜로 망치고 있는 조 대법원장, 지귀연 부장판사부터 탄핵해야 한다"(김병주 최고위원)는 등 조 대법원장의 사퇴 촉구를 포함한 강경 메시지가 나온 바 있다.
반면 김 의원은 "지금의 사법부는 공정성과 상식의 측면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지금은 사법부가 무슨 말을 해도 변명처럼 들리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사법부의 개혁은 매우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이라고 개혁에 대한 '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도 "삼권분립의 원칙이나 사법부의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은 아주 오래된 역사적 맥락과 고민의 산물"이라며 "정치가 사법의 영역을 개혁하는 것은 입법권의 행사를 통하여 자제력을 가지고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숙의와 충분한 논의를 통하여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사법권과 사법행정을 분리하며 사법부 다양성을 확보하는 보다 근본적 제도개선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두명 법관이 사라진다고 해서 사법부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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