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오산시에서 지난 7월 발생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부실 시공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이 공사 과정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수사전담팀은 이번 사고로 무너진 옹벽 뒤로 드러난 토사에서 입경(입자의 직경) 기준을 초과한 암석이 다수 발견된 데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 중앙시설물 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오산시와 경찰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사고 닷새 만인 7월 21일을 시작으로 같은 달 28일, 이달 15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현장 조사가 진행됐다.
현장 조사에서 옹벽 안을 채우는 '뒤채움재' 다수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건설기준센터(KCSC)의 표준시방서에 따르면 흙과 모래, 자갈 등 뒤채움재는 서로 마찰력을 높여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각 재료의 입경이 100㎜ 이하로 제한된다.
하지만 붕괴한 옹벽의 뒤채움재로 쓰인 암석 중 일부는 입경이 40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5일 3차 현장 조사 이후 토사 속에서 관측된 암석의 크기가 기준을 상회한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향후 현대건설 관계자 등을 불러 부실 시공 의혹을 조사하는 한편 도로 유지·보수의 적정성까지, 수사를 '투트랙'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 관리 책임자인 오산시와 점검업체를 대상으로 한 수사 외에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을 상대로 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사조위 현장 조사 및 언론 보도 내용까지 광범위한 수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7월 16일 오후 7시 4분께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수원 방향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붕괴하면서 하부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쳐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사고 원인으로는 시간당 강우량 39.5㎜의 폭우, 포트홀·크랙 발생으로 인한 사고 위험에도 미흡했던 도로 통제, 부실 시공 및 허술한 도로 정비 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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