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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인류에게 무엇인가?…우주 군사화와 로켓 발사를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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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인류에게 무엇인가?…우주 군사화와 로켓 발사를 반대하는 이유

[제주의 녹색분칠]

시민단체가 '우주 산업'의 기후 위기 심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성명을 냈다.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은 24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지금, 전 지구적 기후위기와 더불어 심각한 물 부족의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그러나 역설적으로, '물먹는 하마' AI 산업과 우주산업은 '첨단산업'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우주 로켓 발사 또한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고, 발사 시 발생하는 독성 연료와 가스는 대기와 해양을 오염시킨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 X의 팰컨9 로켓이 한 번 발사될 때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자동차가 지구를 70바퀴 돌 때 나오는 양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군사 감시 목적의 AI·위성 활용을 즉각 제한해야 한다"며 "AI와 위성의 군사적 사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에서 보듯 생명의 존엄성과 평화를 파괴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비민주적 권력은 그 힘을 과도하게 확장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단순히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AI 산업과 우주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요구한다"고 했다.

다음은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기후정의 성명서' 전문

물과 민주주의와 우주환경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지금, 전 지구적 기후위기와 더불어 심각한 물 부족의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가뭄은 점점 잦아지고, 바닷물은 뜨거워지며,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물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물먹는 하마' AI 산업과 우주산업은 '첨단산업'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AI 서버를 돌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과 더불어 엄청난 양의 물이 냉각수로 쓰입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소모합니다. 2024년 기준, 165개의 데이터 센터가 있는 한국 역시, 물 고갈과 오염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특정 데이터센터의 1일 물 소비량은 현재, 대략 3만~5만 명 규모 도시의 1일 물 소비량과 같습니다.

선진국의 데이터와 기술은 안전하게 돌아가지만, 그 대가로 멕시코 같은 지역의 주민들은 물 부족과 생존 위협을 떠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을 대량으로 소모하고, 그 과정에서 수온을 높이고 화학 물질 배출을 통해 수질을 오염시키며 지역 생태계와 주민들의 삶을 위협합니다.

우주 로켓 발사 또한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고, 발사 시 발생하는 독성 연료와 가스는 대기와 해양을 오염시킵니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 X의 팰컨9 로켓이 한 번 발사될 때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자동차가 지구를 70바퀴 돌 때 나오는 양과 같습니다. 또한 로켓 발사는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 열대화를 가속화하고, 수많은 우주쓰레기를 남겨 우주 환경을 파괴합니다. 화려한 로켓 불꽃은 잠시의 장관일 뿐, 그 이면에는 물과 공기의 고갈·오염으로 많은 이들의 생존이 위태로워지고 인류 공동의 우주 환경이 파괴되는 현실이 있습니다.

제주도정이 추진하는 하원 테크노캠퍼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첨단산업단지' 및 '우주산업'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되는 개발은 물 자원을 고갈·오염시킴으로써 지역 주민의 삶과 비인간 존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비인간 선주민에게 피해만 남기는 이 개발을 누가 주도하고 승인하는지 물어야 할 때입니다. 기후정의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식탁 위 한 컵의 물, 아동과 노약자, 장애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키는 데서 시작합니다.

AI에 기반한 위성 기술은 군사 감시 체계의 핵심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습니다. 첨단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군사적 목적에 활용되고, 위성은 하늘 위에서 우리를 더욱 정밀하게 감시하는 도구로 전환됩니다. 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합니다.

누가 AI를 사용할 것인가? 누가 그 위성 감시 자료를 통제할 것인가? 이것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권력의 문제이며,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현재와 같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극소수의 정부와 기업이 기술의 열매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AI와 위성을 통한 군사 감시는 결코 민주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과 국제적 불평등을 확대할 뿐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기술이 우리의 생명과 민주주의를 위협할 때, 우리는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AI 산업과 우주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요구한다고. 특히 물 자원을 고갈, 오염시키고 기후위기를 악화하는 방향으로의 개발을 중단하고,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엄격히 평가해야 합니다.

군사 감시 목적의 AI·위성 활용을 즉각 제한해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 등 각 강대국이 AI를 경쟁적으로 개발하면서 AI는 핵무기와 같은 파괴적 위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AI와 위성의 군사적 사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에서 보듯 생명의 존엄성과 평화를 파괴합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비민주적 권력은 그 힘을 과도하게 확장합니다.

화려한 불꽃쇼 뒤에 가려진 대기오염, 드론쇼 뒤에 가려진 동식물 서식지 파괴, AI 혁신 뒤에 숨겨진 물 고갈과 감시, 그 모두의 군사적 사용 및 학살, 그 이면을 밝히고 규제하는 것이야말로 민중의 권리이자 민주적 책임입니다. AI와 우주 기술이 우리의 물, 우리의 생명,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고 서로를 돌보는 기반이 되어주는 환경, 기후, 체제를 원합니다. 민주주의의 확장을 원합니다. 화려한 불꽃쇼나 드론쇼, AI, 그리고 전쟁무기 산업과 결탁한 우주산업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나누는 깨끗한 물 한 잔입니다. 모든 생명의 존엄입니다. 오늘 기후정의행진에 나선 우리의 걸음은, 생명과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2025년 9월 24일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은 패권 장악과 군사적 이용을 위해 우주를 점령해 자본화하는 흐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입니다. 제주도 지하수관리특별구역에 한화우주센터 건설을 강행하는 데 질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행동으로 시작됐습니다.

▲옛 탐라대 부지내 한화 시스템의 우주센터 건설 공사가 올해 10월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진: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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