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안전과 직결된 1급 발암물질 석면 해체 공사는 돈이 없어 못 한다던 광주시교육청이 교장·교감들을 경남 통영의 호텔로 데려가 1박 2일 연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예산 부족을 이유로 24개 학교의 석면 해체 공사를 연기했던 광주시교육청이 학교장과 교감들을 대상으로 '호텔 연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교원단체는 "학생 안전보다 교장·교감 모시기가 우선이냐"며 즉각적인 연수 중단과 사과를 촉구했다.

광주교사노동조합은 24일 성명을 내고 "광주시교육청이 초·중·특수학교 교장과 유치원 원장들을 대상으로 23일부터 경남 통영의 한 호텔에서 1박 2일 연수를 시작했으며 10월 말에는 교감들을 대상으로 같은 연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연수에는 교장, 교감 등 약 650여명이 4차례에 걸쳐 참여하며 총 1억 8000여만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연수에는 일반적인 교육 외에도 유등전시관 관람, 사천바다케이블카 탐방 등의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광주교사노조는 "지난 7월 교육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24개 학교의 석면 해체 공사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면서 "1급 발암물질 제거 사업은 미루면서 호텔 연수는 강행하는 일관성 없는 재정 운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예산이 여유롭다면 해외연수도 문제없지만 석면 해체 공사를 못 할 정도로 재정이 어렵다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상식"이라며 "작년에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장애학생체육대회를 취소하고 사립학교 직원 체육대회는 성대하게 치른 전과가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교육청에 △진행 중인 연수 즉각 중단 및 학교 복귀 △향후 예정된 연수 백지화 △학생·학부모·교원에게 공식 사과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연수는 교육청 자체 예산이 아닌, 교육부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특별교부금'으로 추진된 것"이라며 "이 예산은 목적이 지정돼 있어 교원 연수 목적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호화 연수'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기존 1박 2일 직무연수 평균 단가보다 저렴한 비용이며 1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는 정상적인 연수"라고 밝혔다.
교육청 학교시설팀 관계자는 "석면해체공사의 경우 지난해 국가 세수 불안정에 따른 고강도 긴축 재정 요구로 본예산에 편성하지 못하고 추경으로 넘겼으나 올해 추경에서도 긴축 기조가 유지돼 반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석면 해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2028년 2월까지 모든 학교의 석면을 해소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해 내년 본예산에 반영했다"면서도 "다만 향후 재정 상황에 따라 계획이 또다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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