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와 지역 농협 조합장들이 농촌 인력난 해소를 명분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에 나섰지만, 정작 출장 중 현장에서 외유성 행태가 드러나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권기창 안동시장과 일부 안동 지역 농협 조합장들은 지난 9월 20일부터 24일까지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방문해 라오스 노동사회복지부와 간담회를 갖고, 오는 10월 안동으로 파견될 라오스 근로자 30명에 대한 면접을 직접 진행했다고 밝혔다.
24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논란은 안동시,농협조합장들의 공무 이후 이어지는 관광에서 비롯됐다. 메콩강 유람선(크지도 작지도 않다) 위에서 벌어진 식사자리에 술병들이 보이고, 노래까지 부르며 흥겨운 자리를 즐겼다는 사실이 시민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주고 있다.
시민 A씨 “연출 - 안동시, 출연 - 시장·공무원·농협 조합장들”...라오스 메콩강 선상 만찬
더구나 담당 과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자 한 농협 조합장이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농촌 인력 정책을 논의한다는 명분과는 동떨어진 장면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공적 업무’라는 외피를 벗기면 이해관계로 얽힌 ‘밀착 출장’의 민낯이 드러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은 농협을 통해 농가에 연결되는 구조인데, 그 당사자인 농협 조합장이 시정의 공적 일정에 동행했다.
이 자체로 공정성과 투명성 모두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한두 해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물론 농협은 농협 나름의 일정과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출장의 명분과 행태가 완전히 괴리돼 있다는 점이다. 안동은 아직 산불 피해 복구조차 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인데, 시장과 조합장들이 해외로 나가 관광성 일정을 소화했다는 사실은 무책임하다 못해 뻔뻔하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농촌 인력난 해소'라는 대의명분은 그들의 출장 중 일부 일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방패에 불과했다는 농민들의 분노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관광객이라면 흔한 일정일 수 있으나, 농촌 일손 부족 해결을 위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협의라는 중대한 목적의 공무출장에서 이 같은 일정이 포함됐다면 도덕성과 업무 타당성에 심각한 의문을 낳는다.
특히 안동시와 농협 측이 추진 중인 해외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는 농민들의 삶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으로, 출장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락적 요소가 포함될 경우 시민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농민은“농촌 인력난을 핑계로 외국인 저임금 노동력만 불러오고, 출장마저 관광처럼 즐기는 모습은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산불 피해 복구조차 끝나지 않은 시점에 시장과 조합장들이 외유에 나선 건 무책임한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확인을 위해 안동 지역 농협과 안동시 관계자에게 문의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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