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만 광주 인구가 깨졌습니다. 젊은이들이 떠나지 않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주십시오."
"군 공항 이전 희망고문 이제 그만하고 소음피해부터 해결해 주십시오."
14일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가 광주 민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시민들의 절박한 민생 현안과 미래 먹거리에 대한 날카로운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병훈 호남발전특위 수석부위원장은 "선거 때만 호남에 빚지고 답하지 않았던 과거를 반성한다"며 "이재명 정부 5년 내에 호남이 먹고 살 거리를 제대로 발굴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호남발전특위는 이날 오후 광주 광산구청 윤상원홀에서 '호남발전을 위한 광주시민 의견 청취' 행사를 열었다. 이병훈 호남발전특위 수석부위원장이 주재한 행사에는 150여명의 시민이 자리를 가득 메워 지역발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병훈 수석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민주당 역사상 특정지역발전특위를 만든 것은 최초"라며 "정청래 당 대표가 '호남에 진 빚을 갚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8월 발족했다"고 특위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간담회, 현장방문, 여론조사 등 다양한 절차를 통해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이재명 정부 5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겠다"며 "단순 예산 지원을 넘어 대기업 유치, 규제 완화 등 일자리를 만드는 데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도 이날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광주 KTX송정역 확장과 복합문화공간 조성, 지하철 2호선 4구간 신설, 광주 신산업철도망 구축, 송정역~극락강역 구간 철도지하화 포함, 평동 면적 10%를 차지하는 포사격장 이전 등을 건의하며 "항상 대한민국 어려울 때마다 광주가 앞장서서 희생한 만큼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건의드린다"고 강조했다.
◇ 군 공항·GGM·물길…시민들 '쓴소리' 작렬
이어진 의견 청취에서는 군 공항 이전,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사갈등, 광주천 수질 문제 등 해묵은 지역 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 시민은 "군 공항 이전이라는 막연한 희망고문 말고 당장 소음피해 보상 기준부터 현실화해 달라"고 촉구했고, 다른 시민은 "무안공항은 마비 상태인데 광주공항 국제선마저 막혀 해외에 가려면 청주, 김해 등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야 한다"며 한시적 국제선 부활을 요구했다.
송석현 광주관광협회장은 "(해외관광용) 전세기를 가져올 때 시간이 많이 필요해 가까운 시간 내 무안국제공항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없다면 광주공항 국제선 한시 취항이 필요하다"면서 "매출 손실커 관광여행사는 쑥대밭이 될 지경"이라고 고 성토했다.
GGM의 5년차 직원이라고 밝힌 김승원씨는 "경영진이 노동탄압에만 몰두해 매년 100명 이상이 퇴사하고 있다"며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현대차에 2공장 증설, 추가 차종 확보 등을 요청해 청년 일자리를 더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마륵동 탄약고 이전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광주 군·공항 이전 후 부지 활용 대책 ▲반도체 산단 유치 ▲광주 버스터미널 이전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작은 민생부터 큰 비전까지…끝까지 챙길 것"
이병훈 수석부위원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이름과 함께 일일이 메모하며 답변에 나섰다. 그는 "GGM 경영진, 노조, 광주시 모두에게 문제가 있지만 노사갈등은 광주시가 방치한 책임이 크다"면서 "제방은 작은 둑부터 무너진다. 대화를 통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GGM 종사 청년의 연락처를 달라며 노조 측 얘기도 듣겠다고 밝혔다.
군 공항 문제에 대해서도 "군 공항 이전부지에 고층 아파트, 상업지구 만들어 제2의 상무, 첨단지구를 만드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이미 광주에 아파트는 포화상태"라며 "국공유지로 유지하고 광주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첨단과학도시, 광주형 실리콘벨리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시민들의 작은 민생 현안부터,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같은 광주시 사안, 군 공항 이전 부지를 실리콘밸리처럼 만드는 큰 비전까지 모든 의견을 수렴해 최종보고서를 만들 것"이라며 "특위가 제안한 정책이 제대로 구현되는지 끝까지 체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 타운홀 미팅 때 시장·도지사들처럼 어버버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가가 도와주면 잘 될 수 있습니다 같은 논리로 요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호남발전특위는 이날 수렴된 시민 의견은 최종보고서 형태로 제작해 차기 광주시장 후보들에게도 전달될 예정이며 광주시민 대상 여론조사를 통해 현안에 대한 관심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또 오는 15일 오후 광산구 삼거동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을 방문해 미래차 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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