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교육기관은 교육 대상자의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교육생들이 이용하기 편해야 한다는 말이다.
신임 경찰을 위한 중추 교육기관인 '중앙경찰학교'는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위치해 있어 수도권과 강원권, 충청권에서 채용된 신임 경찰이 이용하기엔 편리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이나 대구, 광주와 전북 전주, 제주 등지에서 청운의 꿈을 안고 경찰이 된 신임 경찰에게는 접근성이 좋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제2중앙경찰학교'는 미래 치안환경에 대비한 선진 교육 인프라 구축과 함께 영호남 지역 교육생들의 교통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설립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지난해의 경우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4개 광역시와 5개 광역도(道)에서 채용한 신임 경찰 인원만 해도 1696명에 육박한다. 당해 전체 경찰 모집인원의 무려 38.5%에 해당한다.
각계 전문가들은 "한해 1700명에 육박하는 영·호남 채용 신임 경찰을 위해 '제2중앙경찰학교'를 영호남권에 설립해 접근성을 높여주고 국가적 과제인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수도권과 중부권에서 채용하는 신임 경찰과 영남권·호남권에서 모집하는 경찰 모두의 이용편익을 위해 2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이 최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과연 구체적인 이용편인 분석도 이런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줄 것인가?
전북연구원 김시백 선임연구원이 '제2중앙경찰학교'의 위치와 교육 시스템에 따라 '시나리오별 이용 편익'을 분석한 결과 영호남 교육생 등 남부권 소재 경찰 교육생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것을 전제로 '제2중앙경찰학교'를 남원에 건립·운영하는 시나리오가 국가적 편익이 가장 큰 것으로 실증됐다.

이에 따르면 중앙경찰학교의 교육 시스템은 '4+4+4 시스템'과 '8+4 시스템'으로 구분할 수 있다.
'4+4+4 시스템'은 교육생 전원이 기존의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4개월간 교육을 받은 후 제2중앙경찰학교에서 추가로 4개월간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돼 현장교육을 4개월 간 받는 시스템이다.
'8+4 시스템'은 교육생이 거주지역과 근무지역을 기준으로 중부권과 남부권으로 나눠 권역별 중앙경찰학교에서 8개월을 교육받은 후 현장교육 4개월을 투입하는 것이다.
제2중앙경찰학교가 설립될 경우 기존 경찰학교와 같은 교육 시스템을 채택하는 까닭에 권역별로 나눠 '8+4 시스템'을 채택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김시백 연구원은 "제2중앙경찰학교를 전북 남원에 설립하고 '8+4 시스템'을 운영할 경우 연간 59억1000만원의 이용편익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남부권의 경찰교육생 입장에서 충주와 아산을 이용하는 것보다 남원으로의 이동거리가 짧아져 편익 발생 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실증적 분석인 셈이다.
반면에 제2중앙경찰학교가 아산에 설립될 경우 '8+4 시스템'을 운영하면 연간 12억3000만원의 이용불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물론 제2중앙경찰학교를 아산에 설립하고 '4+4+4 시스템'을 운영할 경우 아산은 연간 이용편익이 발생하고 남원은 이용불편익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경우 남원이 경찰교육생의 이동거리에서 충주에 있을 경우보다 오히려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 음의 편익값이 나타나는 것이다.
김시백 연구원은 "4개의 시나리오별 편익 비교 결과 남부권 소재 경찰교육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것을 전제로 제2중앙경찰학교를 남원에 건립·운영하는 시나리오가 국가적 편익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제2중앙경찰학교가 남원에 자리하게 되면 경찰 인재 양성 뿐만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의 상징적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된 국가 인프라를 남부 지역으로 확산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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