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이 스며든 전주시 완산구 삼우경로당. 벽에는 곰팡이 자국 대신 새하얀 도배지가, 낡은 미닫이문 대신 미끄럼 방지 손잡이가 자리 잡았다. 어둡고 오래된 공간이 환하게 바뀌었다. 변화의 중심에는 대학생들의 손길이 있었다.
전북대학교 주거환경학과(학과장 장미선)는 16일 삼우경로당에서 ‘공간복지 구현 프로젝트’의 첫 실증사례인 주거환경 개선 완료식을 열었다.

국립대학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사업은 전주시청 노인복지과, 전북자원봉사센터, 지역 기업 등이 함께한 협력형 프로젝트다.
입주식에는 경로당 이용 어르신과 전주시청, 전북자원봉사센터, 전북대 교수 및 학생 등 50여 명이 참석해 새로 단장된 공간을 둘러봤다.
소병서 삼우경로당 회장은 “예전엔 벽에 곰팡이가 피고 문이 망가져 불편했는데, 지금은 새 집처럼 깨끗해졌다”며 “화장실 손잡이도 반대로 달려 늘 조심해야 했는데, 이번에 고치고 나니 정말 편하고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전북대 주거환경학과는 지난해부터 취약계층 주거공간과 노후 공공시설을 개선하는 실증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노인주택 2곳과 경로당 1곳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삼우경로당이 그 첫 번째 결실이다.
이번 사업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은 학과가 직접 수행했다. 현장 조사와 공간 진단, 설계, 시공까지 교수진과 학생들이 함께 참여했다.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대학의 전공 역량을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접목한 교육·실천 모델로 평가된다.
주거환경학과 동아리 ‘이음’은 전북특별자치도 청년공익활동지원사업에 선정돼 이번 실증사업과 연계한 사회참여 활동을 펼쳤다. 학부생들도 여름방학 기간 자발적으로 현장을 찾아 공정에 참여하며 지역 문제 해결의 실질적 경험을 쌓았다.
장미선 학과장은 “대학의 인적·학문적 자원이 지역사회와 만나면 더 큰 가치가 만들어진다”며 “앞으로도 지자체와 협력해 취약한 생활공간을 개선하고, 지역 맞춤형 공간복지 모델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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