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와 늦더위가 이어진 올가을, 전북 들녘에 남은 상처가 공식적으로 ‘농업재해’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벼·논콩·배추 피해 농가에 대한 복구비 지원이 가능해졌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7일 벼 수발아를 비롯한 논콩·가을배추 피해가 정부로부터 농업재해로 공식 인정돼, 피해 농가에 대한 복구비 지원이 본격화된다고 밝혔다.
가을장마가 이어진 8월 말부터 10월까지 도내 곳곳에서 작물 피해가 발생하자, 도는 일찍이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정부에 신속한 지원을 건의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직접 피해 현장을 찾아 농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농림축산식품부에 농업재해 인정을 공식 요청했다.
그 결과 익산·김제·부안 지역을 중심으로 약 3360ha 규모에 달하는 벼 수발아 피해가 이번에 재해로 인정됐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논콩(약 5420ha)과 가을배추(약 322ha) 피해가 이미 농업재해로 결정된 바 있다.
피해 유형을 보면, 벼는 수확기 잦은 강우로 인해 도복된 벼에서 발아 현상이 확산됐고, 논콩은 긴 장마로 잎과 줄기 마름병이 번져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가을배추는 뿌리내림 부진과 무름병으로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전북도는 시·군별 피해신고를 10월 31일까지 접수 중이며, 누락 농가가 없도록 접수기간을 추가 연장할 계획이다. 이후 시·군은 피해 농가의 피해 정도에 따라 복구비를 산정해 지원하게 된다.
김관영 도지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피해가 더 이상 예외적 현상이 아니다”라며 “도는 앞으로도 농가의 어려움을 선제적으로 살피고,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농업회복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농업재해 인정으로 전북도는 올여름 폭염 피해로 이미 복구비 지원이 진행 중인 인삼·벼 깨씨무늬병에 이어, 가을철 주요 작물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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