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이 "성공한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3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최종적인 문안은 좀 봐야 되는 게 있긴 한데 사실 어제 미국 쪽에서 나온 '팩트시트'를 봤을 때 대략 이 정도면 우리 협상팀이 선방한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평가를 내린다"고 밝혔다.
"우리 협상팀 선방했다"
김 교수는 한미 협상에서 "'우리 외환 시장에 충격을 주지 말아야 된다. 그러나 그것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합리적인 수익성을 갖고 있느냐' 이 부분을 좀 따져봐야 된다고 했는데 두 측면 다 일본보다는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번 협상이 타결된 배경을 두고 "근본적으로 들어갔을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충분히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했다. 일단은 조선, 그리고 반도체, 원전"이라며 "전반적으로 미국 입장에서는 지금 시급하게 해군력을 증강시켜야 하는데 이것을 빠른 시간 내에 해낼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하는 점을 우리가 나름 충분히 어필하지 않았을까 싶고 그 부분이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과 같이 가야 된다라는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자동차 관세를 15%로 조정한 것에 대해서는 "중요한 부분이 (인하하는) 시점인데 국내에서 국회에 대미 투자기금 법안이 통과하는 시점이 아니라 제출하는 시점"으로 했다며 "(관세 관련 법안은) 우리나라에서 돈을 가져가서 쓰는 부분이기에 국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을 국회가 승인을 하는 날짜가 아니라 국회에 이 안을 제출하는 날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 날짜에 그달에 1일부터 송환해서 적용을 한다고 되어 있다"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국회에서 빨리 승인이 나지 않더라도 제출만 하면 그때부터 자동차 관세가 15% 발효가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철강 관세 50%를 두고는 "철강은 미국 입장에서 그동안 무역 규제하면서 가장 규제 건수가 많았던 분야"라며 "철강이 워낙 중요한 기관 산업이자 전략물자로서도 중요한 산업이기에 이 부분은 확실하게 MADE IN USA를 하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사실 (철강은) 우리가 몇 퍼센트를 받느냐도 중요하지만 다른 나라가 몇 퍼센트 받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은 같이 간다라는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길게 봤을 때 일본은 US스틸을 인수했기 때문에 우리보다 경쟁 여건이 좋아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 많이 아쉽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반도체 관세에 대해서는 "대만이든 한국이든 두 나라한테 미국이 불리하게 할 수 없다고 본다"며 "반도체는 미국에서 반드시 써야만 하는 것이기에 AI도 그렇고 빅테크도 한국에서 반도체를 수입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오히려 많이 올린다고 하면 미국이 더 불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였으면 더 나쁜 합의했을 것"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도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협상을 두고 "우리는 최선을 다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 전 원장은 "그렇지만 아주 환영하고 만족할 수는 없다"며 "왜냐하면 (투자금이) 2000억 달러보다 조금 더 줄었으면 했던 게 소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홍 전 원장은 그러면서도 반도체와 현대차 관세를 인하와 핵잠수함 건조 등을 언급하며 "그런 여러 가지 부수적인 효과를 보고 또 안보에서도 우리 요구를 많이 들어준 것을 보면 총체적으로 큰 그림에서 성공한 협상"라고 평가했다.
홍 전 원장 이어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만약 지금도 과거 정부, 윤석열 정부였다면 이것보다 훨씬 나쁜 합의를 이미 했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끝까지 우리의 기본 원칙을 중시하면서 계속해서 '우리는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내용이 문제다'라는 식으로 끝까지 버텼고 거기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상당한 양보를 해서 이 정도 타결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홍 전 원장은 하지만 "국민의힘은 8월 25일부터 그때 이미 타결을 했어야 되는데 왜 이렇게 늦었냐는 걸 계속 얘기하는데, 만약에 그 당시에 체결해서 이렇게 다 모든 게 왔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IMF 위기로 갈 가능성이 매우 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원장은 "우리의 국력과 미국의 국력을 비교하고 이것이 만약 타결이 안됐을 때의 한미 관계의 부정적인 여파를 생각하면 이 정도면 굉장히 선방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비난하는 어투로 논평을 하는 건 조금 좀 유감스럽다"라고 지적했다.
29일 한국은 미국에 1년에 200억 달러씩, 2000억 달러를 10년간 분납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1500억 달러는 미국 조선업에 협력하는 방식으로 투자 등을 하기로 했다. 대신 25%인 한국 자동차 관세는 15%로 내려주고 의약품 목재 제품은 무관세로 하기로 했다. 반도체 관세는 대만 수준으로 합의했으나 철강은 50%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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