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정의당 대표가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의 비정규직 비율이 96.8%에 이른다는 점을 지적하며 '쪼개기 계약' 근절을 위한 정부와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런베뮤는 최근 26살 직원의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기업이다.
권 대표는 3일 성명에서 "런베뮤 운영법인 엘비엠의 비정규직(기간제) 비율이 무려 98.6%(750명 중 726명)에 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정규직 전환 회피와 노동자 통제를 위한 쪼개기 계약을 만성적이고 악랄하게 활용하며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다룬 것"이라고 질타했다.
권 대표의 런베뮤 비정규직 비율에 대한 지적은 고용노동부 고용형태공시제 자료에 근거한 것이다. 쪼개기 계약은 실제로는 그 이상의 기간 노동자를 고용하면서도 3개월, 6개월 식의 초단기로 근로계약 기간을 나누는 것을 뜻한다.
권 대표는 "쪼개기 계약은 현행법상 불법은 아닐지라도 '불법에 근접한 편법'이며 2년 이상 고용 시 발생하는 정규직 전환 의무 및 퇴직금 지급 부담을 회피하는 수단이다. 만성적인 고용불안을 야기하여 장시간 노동 분위기나 착취 구조를 만들어내는 가장 악랄한 노무수단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인은 3·4·7개월 단위로 계약을 반복했다. 다른 노동자는 수습기간 3개월 동안 매달 근로계약서를 썼다는 증언까지 나왔다"고 했다.
권 대표는 또 "이미 쿠팡물류센터에서도 3·9·12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쪼개가며 갱신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고, 노동자들은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스스로를 '부품'이나 '파리목숨'에 비유하며 절규했다"며 런베뮤의 쪼개기 계약을 "쿠팡식 노무관리 전략이 타 업종과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로 규정했다.
권 대표는 현행 고용노동부 '기간제 근로자 고용안정 가이드라인'에 "근로계약기간을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하며 불합리하게 단기간으로 설정하여 근로계약의 해지와 체결을 반복하여서는 아니 된다",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노동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적혀 있으나 "권고사항에 불과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런베뮤 청년 노동자 과로사 사건과 비정규직 96.8%라는 현실은 정부의 안일한 감독과 국회의 입법 부재가 낳은 사회적 참사"라며 고용노동부에 '쪼개기 계약' 근절을 위한 "기간제 근로자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전면 개정"을, 국회에 "기간제 노동자 고용 안정을 위한 초단기계약방지법 즉각 입법"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7월 16일 런베뮤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정효원 씨가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정 씨가 사망 직전 1주 간 주 80시간, 그 이전 세 달 간 주 60시간 이상 일했다고 주장하며 산재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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