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 평택지역 정계가 뒤숭숭하다.
고덕면과 팽성읍을 비롯해 비전1·2동 및 신평동 등 11개 읍·면·동으로 구성된 ‘평택을 지역구’의 현역 국회의원이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당선 무효 위기에 처한 가운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내홍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7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2대 총선 당시 평택을 지역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병진 후보와 국민의힘 소속 정우성 후보가 각각 4만9998표와 4만2197표를 얻으며 7801표 차이로 이병진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 의원은 당시 선거 과정에서 충남 아산시 영인면 신봉리 소재 토지에 대해 근저당권을 설정한 내역과 주식 보유 현황 및 주식 관련 융자 등 일부 재산사항을 누락한 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혐의 등으로 같은 해 10월 7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 의원은 이어 진행된 1심에서 공직선거법 혐의에 대해 벌금 700만 원, 부동산실명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500만 원을 각각 선고받은 뒤 올해 8월 28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량을 선고받아 당선 무효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의원의 상대 후보자였던 정우성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으로 옮겨가면서 국민의힘 평택을 지역위원회는 ‘사고 당협’으로 분류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협위원장 공석 상태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달 14일까지 조직위원장 공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의원이 평택을 당협위원장직에 신청서를 접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 지역정가에서는 내려꽂기식 공모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양 위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조직위원장 공모 신청 이유에 대해 "평택·용인·화성·수원·오산을 연결하는 첨단산업클러스터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제 신념이자, 지난 10년 간 이어져 온 소신"이라며 "고민 끝에 최고위원으로서 지역 당협을 맡아 활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충남 아산이나 인천 계양 등 여러 곳에서 출마 요청이 있었지만, 상징성과 실질적 효과를 고려해 평택을 선택했다"며 "반도체와 한미동맹 및 삼성전자의 지속적 투자가 집중된 지역에서 당의 미래전략을 실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양 위원 측의 설명에도 불구, 지역정가에서는 반대 여론과 비난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의 지역정가 관계자는 "평택은 경기도의 대표적인 도농복합지역으로, 지역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당원들과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난 여러 선거 결과에서도 주민들의 선택에 이 같은 현실이 반영되면서 국민의힘이 패배를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평택을 지역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으며, 경제를 이끌어 나고 있는 평택항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라며 "지역의 정치 지도자로 나서려면 평택의 발전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아픔과 희생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직위원장 공모에 참여한 한 정치인도 "수십 년을 평택시만 바라보며 정치를 해왔는데, 매번 선거나 당협위원장 자리는 내려꽂기 식으로 진행돼 상실감마저 든다"며 "지역주민들이 ‘잦은 전략공천 등으로 평택은 지역정치가 붕괴되고 있다’는 쓴 소리를 전해줄 때마다 얼굴을 들기조차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양향자 위원이 삼성전자에서 고졸 출신으로 임원까지 역임한 신화를 만든 것은 인정하지만, 3개 시·군의 통합을 통해 대도시로 발전한 평택을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지역 정치인들이 꿈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이제는 사라진 것 같다"고 한탄했다.
한편, 당선 무효위기에 처한 이병진 의원의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사고 지역에 대해 ‘무공천’ 기조를 이어왔지만, 지난 8·15 광복절 당시 특별사면을 받은 조국 비대위원장이 국회의원직이 필요한 상황에서 평택을 지역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은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당과 별개로, 우리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정계에 진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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