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인구의 30%가량은 새만금사업이 착공된 이후에 태어나 새만금사업과 함께 성장했으나 아직까지 새만금사업의 완공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현재 전북특별자치도의 연령별 인구 현황에 따르면 0세 에서 34세까지 주민등록인구는 모두 51만 4,51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전북도 전체 인구 172만7,716명의 29.5%를 차지하는 숫자다.
새만금사업의 착공연도는 지난 1991년 11월로 올해로 착공 34년 째가 되고 있다.
새만금사업의 단계별 개발 목표를 보면 2단계인 2030년까지 전체 78% 개발을 추진하고, 3단계인 2040년까지 87%, 4단계인 2050년에 용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새만금사업에 대한 소개를 이렇게 하고 있다.
"무려 20년 간의 대역사를 통해 32.5km의 네덜란드 쥬다찌(Zuiderzee)방조제 보다 더 긴 33.9km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2010년 4월에 준공함으로써 2010년 8월 2일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1991년에 착공한 사업이 무려 60년이 지난 2050년에나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단일 사업으로 세계 최장 기간 진행하는 사업으로 기네스북에 다시 오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군산시 소룡동에 거주하며 교직에 있는 최모 씨(33)는 "도대체 새만금의 실체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듯이 말 문을 뗐다.
새만금이 착공된 다음 해에 태어난 최 씨는 "새만금이 착공된 지 34년이 흘렀다고 하는데 새만금 사업을 통해서 지금 전북 도민이 먹고 사는 데 과연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느냐?"고 강하게 의문을 제기한다.
최 씨는 특히 전북에 거주하면서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아직까지도 새만금의 실체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최 씨는 성장기에 군산에 입주해 있던 두 대기업이 썰물처럼 순식간에 떠나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근데 정치인 정치인들이 나오면 항상 얘기하는 게 '새만금이다' 새만금을 가지고 자꾸 뭘 하겠다고 한다. 대체 여기다 뭘 할 거냐고 물으면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군산만 해도 현대중공업 다 빠져나가고 GM 대우 빠져나가고 다 빠져나갔다. 사실 우리 세대는 새만금에 대한 기대 의식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새만금개발청은 또 새만금사업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법원으로부터 기본계획 취소판결을 받은 새만금공항은 오는 2029년, 인입철도는 2032년, 2단계 신항만은 2040년 완공 예정으로 돼 있다. 이같은 속도라면 새만금이 과연 '동북아경제중심지'로 떠오를 수는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최 씨는 또 이렇게 얘기한다.
"새만금이 환황해권의 중심지라고 하는데 이미 인천이 있잖아요.이미 인천항이 있고 충남 당진에 또 경기도에 중요한 항구가 다 있고 하다못해 군산에서 그 항구들까지는 철도로 연결이 돼 있다. 그렇다면 사실 여기가 그렇게 항구로서의 입지가 그렇게 중요한 곳인가? 그냥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의미가 없다는 거예요."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간척사업이 거쳐 온 길'을 소개하면서 말미에 "지금은 그 간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녹색성장 시범지역으로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난 5월 16일, 전북 군산을 찾아 이렇게 강조했다. "새만금사업에 대한 공약은 무의미하고 있는 것이라도 빨리 정리하겠다."
이 대통령은 이날 또 이렇게 말했다. "새만금 얘기 한지 30년이 넘어 간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래서 저는 이걸 공약이라고 하는 것은 좀 무의미하다. 미안하더라.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서 "새만금 문제는 다른 것보다 정리를 빨리 해야 될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만금을 빨리 정리하는 방안의 하나로, 이 대통령은 새만금의 '해수유통과 조력발전'을 제시한 바 있다.
새만금사업의 '완공시기'를 앞당기는 일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전북의 '삼중소외론'을 얘기한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 있다
착공 이래 불변하고 있는 새만금 사업비 22.79조원(국비 12.14, 지방비 0.95, 민자 9.7)을 보면 새만금사업의 현 주소를 알 수 있다. 국비 12조원이 드는' 60년 국책사업', 과연 굼벵이 같은 속도로 나아가면서 다른 경쟁지역을 제치고 '글로벌 명품사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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