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 세계 최초의 ‘광(光) 기반 데이터센터 자원연결(Optical Disaggregation, OD)’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폭증하는 AI 데이터 처리 수요에 대응하고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구조적 혁신을 이끌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하나의 서버에 CPU·메모리·스토리지·GPU가 고정적으로 묶인 구조로 자원 활용의 불균형이 불가피했다.
일부 서버는 메모리만 또 다른 서버는 CPU만 과도하게 사용하는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에 ETRI 연구진이 개발한 OD 기술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광스위치를 활용해 해결했다.
서버 내부 자원이 부족할 경우, 빛의 신호를 이용해 다른 서버의 메모리나 가속기를 실시간으로 연결·분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규모 AI 학습이나 데이터 분석 등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필요한 자원을 필요한 순간에 즉시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기술은 원격 메모리 접속 표준(CXL, Compute Express Link)을 광스위치로 연결한 세계 최초 사례다.
ETRI는 자체 개발한 CPU 어댑터, 메모리 블레이드, 가속기 블레이드, OD 매니저를 결합한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증을 완료했다.
실험 결과, 프로그램이 추가 자원을 요청하면 광 경로를 자동 설정해 필요한 자원을 실시간 할당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수행하는 것을 확인했다.
즉, 소프트웨어적 제어와 광속(光速) 전송을 결합한 세계 최초의 데이터센터 자원관리 체계를 구현한 셈이다.
ETRI는 이번 기술과 관련된 국내외 특허 47건을 출원했으며 광통신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OFC(Optical Fiber Communication Conference)와 ECOC(European Conference on Optical Communication)에서 기술력을 공식 발표했다.
ETRI는 이번 연구를 과기정통부의 ‘광 클라우드 네트워킹 핵심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했으며 향후 국가 AI 인프라 고도화, 클라우드-슈퍼컴퓨팅 통합,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 등 다양한 분야로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준기 ETRI 광네트워크연구실장은 “AI 확산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자원이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며 “이번 성과는 메모리와 가속기를 효율적으로 공유해 자원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형 데이터센터 전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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