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학번' 물어 조롱한 검사, 상설특검 후보자로…

검사 시절 고졸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방송으로 공개된 자리에서 학번을 물어 조롱한 변호사가 관봉권 띠지 폐기와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사건의 상설특검 후보자로 추천됐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상설특검 후보자추천위원회는 전날 유종완 위원장 등 7인 전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박경춘·안권섭 변호사를 상설특검 변호사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독립적으로 공정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지', '수사 역량 등 전문성을 갖췄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둘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자는 모두 검사 출신이다. 박경춘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1기로 수원지금 평택지청장을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서평에서 근무 중이다.

안권섭 변호사는 연수원 25기로 서울고검 공판부장, 춘천지검 차장검사를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대륜의 대표변호사다.

이 가운데 박경춘 후보자는 서울지검에서 근무하던 2003년 3월 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었던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해 "옛날 모 언론에서 대통령님께서 83학번이라는 보도를 봤다. 혹시 기억하시느냐"고 조롱해 큰 논란을 빚은 인물이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개인적인 약점, 신문에 난 것을 거론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가 상설특검 후보자로 거론되자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추천 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곽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 당시 사진이 실린 기사를 링크하며 "어느 분께서 이 분들을 후보자로 추천하셨겠다. 어떤 분을 임명하는지, 임명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 글에 노 전 대통령 전속 사진사로 근무했던 장철영 전 청와대 행정관이 '좋아요'를 눌러 공감을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검법에 따라 오는 17일까지 추천된 후보자 중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할 예정이다.

▲박경춘 변호사(왼쪽)와 안권섭 변호사(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