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 도민안전실이 도의회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 "잘못됐다"고 실토하거나 "시정하겠다"고 되풀이하는 등 주먹구구식 행정의 민낯을 드러냈다.
전북자치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위원장 박정규)는 18일 노홍석 행정부지사와 오택림 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도 도민안전실에 대한 미진한 행정사무감사를 전날에 이어 속개했다.
김성수 도의원(고창1)은 이날 "올 6월 25일 재난안전관리위원회 실무위원회를 개최했는데 위원장인 행정부지사가 의회 본회의 참석을 이유로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본회의 일정은 연초부터 공개됨에도 같은 날에 안전관리위 실무위를 개최해 위원장이 불참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노홍석 행정부지사는 "안전관리위 실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후 "실무위원회 결과 보고서를 받고 직원들에게 해당 문제를 강하게 질책한 기억이 난다"며 "행정 내부에 문제가 있었다. 행정이 잘못한 일"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성수 도의원은 또 "통합방위협의회 실무위원회 등도 위원장이 행정부지사이지만 단 한 차례의 회의도 개최하지 않았다"며 "도민안전실 소관 각종 위원회 중에서 이름만 내걸고 회의를 하지 않는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많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노홍석 행정부지사는 이에 대해서도 "위원회를 세밀히 살펴보겠다. 각종 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챙기겠다"고 토로했다.
재난관리심의위원회 회의 수당의 변칙 사용과 각종 위원회의 회의록 미작성도 문제가 됐다.
김성수 도의원은 "매년 도민안전실 관련 위원회 회의 참석수당으로 350만원을 세워주고 있지만 일부 회의수당 지급 여부에 문제가 있다"며 질타했다.
답변에 나선 오택림 도민안전실장은 "일부 회의수당은 연말에 유관기관과 모여 협조 요청하면서 행사비로 썼다"며 "사무관리비 세목 밑에 있지만 적절한 사항은 아니었다"고 실토했다.
김성수 도의원은 "안전관리위원회 등 모든 위원회의 회의록이 전혀 없다"며 "회의를 하면 당연히 규정에 따라 회의록을 작성해야 하는데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기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전북자치도의 각종 위원회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회의록을 남기고 대면·서면회의 등을 적시해 놓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 재난안전관리위원회 회의록은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의 회의록이 올리지 않았다가 지난 13일에 게재해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의식한 '뒷북대응'이란 비판을 자초했다.
김성수 도의원은 "관련 위원회는 회의를 한 후 7일 이내에 회의록을 올리도록 돼 있다"며 "도민안전실 소속 각종 위원회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위원회 결정 사항을 기록도 안 하고 대충 넘어가는 것은 제대로 된 행정이 아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위원회의 총 회의 120여 건 중에서 출석회의가 원칙임에도 상당수는 서면회의로 갈음했다"며 "현실적으로 각종 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 등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노홍석 행정부지사는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면회의를 해야 하지만 위원 참석이 쉽지 않아 관행적으로 서면회의를 한 것 같다"며 "시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회의록 미작성 등의 지적에 대해서도 "시정하도록 하겠다"며 "위원회와 관련한 전반적인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등 수 차례 고개를 숙이는 수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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