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전주 드론 축구'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한쪽에서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창의적 레포츠인 만큼 글로벌 한류 콘텐츠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일부 업체에 돈만 쏟아부은 총체적 부실덩어리"라며 비판을 하고 있다.
드론 축구와 드론 축구월드컵에 대한 여러 문제제기와 함께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노상흡 캠틱종합기술원 원장을 19일 만났다. 노 원장은 인터뷰를 고사하며 말을 아끼려 했지만 설득해 쟁점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사실 '캠틱'은 지난 2016년 드론 축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내·외에 보급해 왔다.
노 원장은 세계드론 축구세계연맹(FIDA) 회장을 맡아 지난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전주 드론 축구월드컵 행사'를 치른 바 있다.
프레시안: 드론 축구와 관련 기업은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노상흡 원장: 드론 축구는 사업 범위가 전문화되고 관련 업체가 확대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2017년 드론 축구 개발 초기 시제품 단계에서 참여했던 기업은 5개입니다. 이들 기업은 탄소기업이라기보다 드론 부품·전장·금형 등 제조기업들이었습니다. 그중 일부 업체는 자신의 사업 전략에 따라 다른 영역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현재 드론 축구 산업은 드론볼, 제어기술, 카본가드·사출, LED·골대시스템, 경기장·시뮬레이터, 교육·수출 등으로 분야가 확장되면서 총 36개 기업으로 늘었습니다. 이중에서 20개 업체가 전북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드론 축구 월드컵 참여 인원과 관련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나요?
노상흡 원장: 사실 논란이 된 카자흐스탄은 2팀이 아니라 5팀이 참가했습니다. 클래스40 대표 1팀과 클래스20 대표 1팀, 클래스20 클럽 3팀, 슈퍼파일럿 1팀 등 총 5개 팀에 38명이 참가했습니다. 당시 공항 촬영 사진·개막식 사진과 활동 영상이 이를 증명합니다. 그런데도 왜 그런 주장이 나오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누군가 드론 축구를 흠집내고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심마저 들 정도입니다.
프레시안: 다른 국가 선수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노상흡 원장: 콜롬비아의 경우 올 6월 드론 축구를 처음 접하고 FIDA 가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남미 국가입니다. 드론 축구라는 신생 레포츠가 올해 제1회 월드컵 대회를 개최한 상황에서 그 나라의 대표가 아직 선수단을 구성할 상황이 안 돼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종주국 드론 축구를 배워 학생들에게 보급하겠다며 멀리 전주까지 날아와 홀로 참여한 열정과 용기는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사항 아닌가요. 그는 월드컵 참가 이후 자국에 돌아가 드론 축구 홍보와 보급을 위해 열심히 뛰는 상황을 알려 왔습니다.
프레시안: 결과보고서 제출 지연, 행사 후 쓰레기 미처리 등 운영상 문제가 많다는 지적입니다. 국제드론 축구연맹(FIDA)의 관리 부실 주장도 있습니다.
노상흡 원장: 행사장의 환경관리, 청소, 운영인력 배치, 폐기물 정리, 결과보고서 작성·제출 등은 월드컵 행사를 맡은 대행사의 책임입니다. 전주시가 올해 4월 공개 모집한 '2025 전주 드론 축구월드컵 행사대행 용역' 과업지시서에 명백히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FIDA는 무슨 일을 했느냐? 저희는 경기 진행, 국제심판 파견, 외국 선수단 접수, 대회운영 등 드론 축구경기 전반에 대한 사항을 책임졌습니다. 이처럼 각 행사별 임무가 나뉘고 주체가 분명히 다른데도 모든 운영부실 문제를 FIDA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분별한 공세라고 생각합니다.
프레시안: 해외 팀 서포터즈에게 50만 원씩 지급했다는 논란도 있습니다.
노상흡 원장: 해외 팀 서포터즈 운영은 전주시와 행사대행 용역사가 맺은 과업지시서에 '자원봉사자 및 서포터즈 모집·운영지원'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행사가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자 전주시가 FIDA에 요청해서 진행된 사안입니다. 해외 선수들에게 한국 적응을 돕고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각 팀당 활동비성 경비 50만 원씩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비용은 해외 팀들의 드론 축구기술 및 전술 지도, 한국 상징선물 구입 비용 등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프레시안: 인정되지 않은 다른 대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선수 접수를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습니까?
노상흡 원장: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FIDA는 세계 30여 개국 드론 축구협회를 통해 선수 명단을 받아 접수합니다. 한국 선수단 역시 대한드론 축구협회(KDSA)를 통해 참가 접수가 진행되었습니다. 의회 지적 이후 해당 사안을 대한드론 축구협회에 직접 확인해보니 이번 월드컵 대회 관련 선수 등록, 출전 접수를 거부하거나 제한한 사례는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프레시안: 해외 유치활동을 위해 약 1억 원의 출장비를 들여 비효율적인 홍보활동을 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너무 과한 것 아닙니까?
노상흡 원장: 실제 해외출장비는 7500만원 정도를 집행했습니다. 미국·이탈리아·모로코와 중국·동남아 등 9개국을 방문해 월드컵 대회를 홍보했습니다. 특히 미국·이탈리아에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동행해 전주 월드컵 분위기 조성을 위한 '프리월드컵 대륙연맹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나름대로 빠듯한 예산으로 오직 월드컵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최선을 다해 뛰고 노력했는데 이런 비판이 나오니 당시 참가 선수단과 스태프 등의 상심이 적잖은 실정입니다.
프레시안: 홍보활동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로 들립니다.
노상흡 원장: 사실 드론 축구는 신생 레포츠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 참여와 붐 조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선 월드컵에 선수단을 파견하려는 국가에게는 기술 교육, 심판 교육, 경기 규칙 교육 등이 필수적입니다. 올해 1회 월드컵을 치른 만큼 전주 드론 축구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해외 홍보 활동과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는 게 드론 축구인들의 생각입니다.
프레시안: 드론 축구 월드컵대회가 50억 원 들여 선수단 먹이고 재워주고 구경시켜준 행사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노상흡 원장: 선수단을 공짜로 먹이고 재우는 데 50억을 사용했다는 것은 큰 오해입니다. 전체 50억 사업비 중 선수단에 숙박, 교통, 식사비 지원 예산은 6억7000만 원입니다. 선수단 항공료, 관광 비용 등은 대부분 자신들이 부담했습니다. 전체 예산 중 가장 큰 부분은 개·폐막식 등 행사 용역비로 36억여 원이 집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월드컵대회가 50억 원이나 들어간 큰 행사이다 보니 그 사업비를 놓고 온갖 의혹과 말들이 무성하게 나돌아 전주시의회에 감사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모든 용처나 사용내역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그런데 전주시가 지원한 막대한 예산으로 캠틱만 이득을 보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노상흡 원장: 드론 축구는 캠틱이 아이디어를 내고 2016년 전주시가 지역 융복합산업 공모사업으로 제안해 선정됐습니다. 3년간 국비(8억5000만 원) 지방비(2억4000만 원)를 지원받아 월드컵경기장 내 상설경기장 구축, 드론 축구대회 등에 사용했습니다. 드론 축구 제품의 핵심인 드론 프레임·부품·금형 개발과 제품 디자인·설계금형 제작 등은 캠틱이 자체 예산을 투입해 개발했기 때문에 관련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캠틱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캠틱은 드론 축구 뿐아니라 전북지역 드론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지역경제에는 어떤 도움이 됐나요?
노상흡 원장: 드론 축구의 경우 현재 협력업체가 30곳 이상으로 늘었고 그 중 50% 이상은 전북 지역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산업 생태계 조성 노력은 국토교통부의 '드론기술개발 지원센터', 국가 실증도시 사업(드론 배송·산불 예찰 등) 등 전주 유치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전주가 '대한민국 드론산업 거점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프레시안: 끝으로 한 말씀 해주시지요.
노상흡 원장: 드론 축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게 2016년입니다. 코로나 기간을 제외하면 본격 보급은 6~7년에 불과합니다. 이 짧은 기간에 국내 동호인 클럽이 2500여 개 생기고 해외 30여개국에 진출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방과 후 교육인 '스템(STEM)'의 우수 교보재인 '베스트 스템 마크(BEST STEM Mark)'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드론 축구는 신세대형 레포츠로 재미뿐 아니라 교육적 가치를 함께 지녀 시장 잠재력이 크고 확장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드론 축구를 수 십년, 수 백년의 역사를 가진 기존 메이저스포츠와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칫 지역에서 자라는 창의적 산업 아이템의 싹을 자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메이드인 전주' 마크를 단 드론 축구가 글로벌 콘텐츠로 지구촌을 훨훨 날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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