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10일부터 21일까지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된다. <프레시안>은 이 기간 동안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하인리히 뵐재단 동아시아지부와의 공동기획으로, 기후위기에 맞선 아시아-남아메리카 청년기후활동가들의 목소리를 하루에 한 편씩 싣는다. 한국기후활동가 다섯 명의 글과 COP30 참가자 대학생의 취재기 다섯 편을 차례로 게재한다.
COP30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 벨렝에 온 직후 처음 가 본 회의는 지난 11일 블루존에서 열린 Youth Climate Forum(청년 기후 포럼)이었다. 청년이 참여하고 주도해 기후 위기의 대안을 논하는 공론장이다.
이곳에서 만난 우루과이 출신의 아구스티나(24)와 소피아(19)는 COP30에 우루과이 청년 대표로 참여했다.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아구스티나는 "저는 현재 국제관계학과 약간의 의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고, 소피아는 "지금 의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은 Fridays for Future Uruguay(미래를 위한 금요일)와 청년 기후정의 네트워크에서 대표를 맡고 있다고 했다.
기후 위기는 곧 인권 위기
이들은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우루과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만들어 보고자 COP30에 참여하게 됐다. 아구스티나는 "우루과이 청년들이 이러한 국제적 공간의 일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배운 경험과 내용을 우루과이의 다른 젊은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기후 변화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주제는 '인권'과 '정의' 문제다. 아구스티나는 "기후 변화가 사람들, 특히 아동의 인권을 어떻게 침해하는지와 기후 변화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특히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소피아는 근본적으로 기후 변화가 다른 여러 위기와 연결돼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기후 정의를 이야기하려면 사회 정의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인권 위기도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물 돌보기와 재활용 공예를 즐기셨던 할머니로부터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자연을 소중히 여기라"는 가르침을 받으면서 자라 어렸을 적부터 자연에 관심이 많았으며, 기후 변화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며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두가 '작은 모기' 처럼 정치권력 압박하자
이들은 COP30이 끝나면 바로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둘은 우루과이로 돌아가, 이번에 참여한 협상 내용과 참석한 사이드 이벤트를 소개하는 워크숍과 대화 세션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 세계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행동과 연대를 강조했다. 아구스티나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을 시작하라"며 "혼자라고 느낀다면,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소피아도 이에 동의하며, 중요한 인물들 사이에 있다 보니 위축되기 쉽지만, 모든 변화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소피아는 "협상가들 주변을 맴돌며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작은 모기’처럼 행동하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기후 행동이 무엇인지 묻자, 아구스티나는 "제 미래와 모든 사람의 미래, 특히 아직 보장되지 않은 미래 세대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소피아는 "기후 행동은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 행동"이라며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환경이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길이며, 우리가 바라는 목표와 미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이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이들은 각국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COP30이 상징적 행사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구스티나는 "각국 정부가 협상에서 논의된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피아는 정부가 청년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소외된 공동체, 여성, 원주민 공동체 등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며, 이들의 관점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만들 수 있는, 기후 위기를 멈추기 위해 꼭 필요한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전해진 우루과이 청년들의 목소리에는, 기후 위기를 인권과 정의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외침이 담겨 있었다. 이제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다. 우루과이의 두 청년이 남긴 질문이다.
'우리는 이 묵직한 메시지를 무시하고 일상을 이어갈 것입니까, 아니면 지금 선 자리에서부터 작은 모기가 돼 기후 정의를 위한 행동을 시작할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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