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2박 3일 지리산 종주를 다녀온 초등학교 교사가 힘들었던 과정을 '거의 다 왔어!'라는 동화책으로 엮어 냈다.
“저는 높은 데가 너무 무서워요.” “그렇게 높은 산을 왜 굳이 올라가요?” “차라리 아픈 게 낫겠어요.” 아이들은 지리산에 가기도 전에 엄살을 피운다.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2박 3일의 긴 여정을 함께 했다.
이 책을 펴낸 진안 행복초등학교(가명) 윤일호 교사는 "지리산에 간다고 하면 아이들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고 했다. 그런 아이들에게서 "정말 가기 싫은 마음이 느껴진다"고 한다. 왜냐면 지리산은 우리나라에서 아주 높은 산(1,915m)인데다 정상에 오르려면 40km가 넘는 길을 며칠 동안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 교사 역시 스무 살 나이에 지리산에 처음 올랐던 어느 여름 날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쳤는데, 친구와 함께 벽소령 근처에 친 텐트가 바람이 너무 세서 날아갈까 봐 밤 새 한 손으로는 텐트를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가스레인지를 켜서 추위를 견디면서 밤새 한숨도 못 잔 그날을 기억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날의 고생이 시간이 지나니 가장 기억에 남는 ‘좋은 추억’이 되어서 아이들과 함께 매년 지리산을 오르게 됐다고 한다.
산에서 마주 친 어른들이 "너희들 참 대단하다!"하고 웃어 줄 때 아이들은 힘을 낸다고 한다.
지리산을 다녀온 아이들은 이렇게 변한다고 한다.
"2박3일 종주도 했는데, 이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갑자기 비가 쏟아져 옷이 흠뻑 젖기도 하고,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며 울고 싶을 때도 있지만,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기쁨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어요. 그리고 새벽 세 시, 일출을 보려고 천왕봉으로 오를 때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해가 솟아 오르는 순간 모든 힘듦이 사라지고 ‘아, 그래서 지리산에 오는구나!’하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또 졸업한 아이들은 "지리산 종주를 할 때가 가장 힘들었지만, 다시 가고 싶어요." "지리산에 다녀온 경험이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이 책은 지리산 종주를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전북 진안군 행복초등학교(가명) 아이들은 매년 2박 3일의 지리산 종주에 도전한다. 종주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지만 피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도 있다.
학교 인근에 있는 진안 마이산과 운장·구봉산을 종주하면서 체력도 단련시키면서 지리산 종주에 대비하지만 막상 지리산에 오르기 시작하면 오르막은 가파르고, 내리막은 아찔하고, 끝도 없는 산길을 그저 걷고 또 걸으면서 무한히 계속되는 극기의 순간들에 눈물이 절로 나면서 아이들은 무심코 욕설을 내뱉기도 한다.
아이들은 순간순간 자신의 한계에 맞닥뜨리지만, 결국 극복해낸다. 새벽녘 천왕봉의 일출을 마주하면 어느새 그간의 고생한 생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왠지 모를 뿌듯함이 자리 잡는다.
‘내가 이 어려운 걸 해냈단 말이지!’
그렇게 행복초 아이들에게 지리산 종주는 온몸에 새겨지는 값진 경험이 된다.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고, 인내와 용기로 완수해내며, 한 뼘 더 훌쩍 자라나는 아이들, 그 반짝이는 성장드라마가 펼쳐진다.
윤일호 교사는 그동안 '학교가 살아났다!' '가만두지 않을 거야!'라는 두 권의 동화책을 펴낸 바 있으며 3년 만에 지리산 종주 경험을 담은 세 번째 동화책 '거의 다 왔어!'를 펴냈다.
그는 "학교 선생으로 살다 보니 간헐적 작가가 다 됐다"면서 "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사고가 나면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세상!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온전히 마음 나누기 어려운 학교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내가 발 디딘 곳을 귀히 여기는 마음!"으로 책을 발간하게 됐다며 "학교는 아이들 삶을 담은 그릇이다"이라고 말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리산 종주는 그만큼 특별한 추억이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낸 경험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큰 용기가 되는 것은 물론 지리산을 다녀온 아이들은 예전보다 훨씬 자신감 있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고 강조한다.
"저에게도 지리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에요. 나를 위로해 주고, 진짜 나를 만나게 해 주는 상냥하고 따뜻한 친구랍니다. 이 글을 읽는 어린이 여러분도 언젠가 지리산을 걸으며 그 상냥함과 위로, 즐거움을 느껴 보았으면 좋겠어요. 지리산은 분명, 여러분에게도 멋진 선물이 되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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