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3시 전북자치도 익산역에는 '익산 미래, 우리가 지킨다!'는 외침이 쩌렁쩌렁 울렸다.
"남서울발 여수행 KTX의 익산역 패싱은 생존권 위협"이라는 상인들과 주민들의 '자유발언' 통해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닥치는 KTX익산역 광장이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이 아닌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것이다.
이날 익산역 광장에서는 KTX 신설노선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호남철도교통의 중심, 익산역 사수 결의 집회'를 열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된 '남서울발 여수행 신규 KTX 노선' 논의가 전해지면서 우려와 위기를 동시에 느낀 지역 상인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장(場)을 마련한 것이다.
현장에는 각자의 생각을 담은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집회는 주최 측의 일방적인 구호 제창보다는 시민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우려와 대안을 쏟아내는 '시민자유발언대' 형식으로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다.
마이크를 잡은 한 시민은 "익산역은 단순한 기차역이 아니라 700만 이용객이 오가는 호남의 심장이자 소상공인들의 밥줄"이라며 "익산을 패싱하는 신규노선은 지역경제에 '핵폭탄급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다른 시민 참가자는 "진정한 교통편의를 위한다면 뜬구름 잡는 신규노선 건설에 수십조원의 혈세를 낭비할 것이 아니라 이미 국가계획에 있는 '현행 전라선(익산~여수) 고속화'를 서두르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전남과 전북이 상생하고 국가재정을 아끼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주장했다.
행사에는 심보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보가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심보균 특보는 "시민들의 절박한 외침은 지역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익산시민과 전북도민의 삶을 지탱해 온 경제기반을 무너뜨리는 잘못된 정책시도에 대해 균형발전 취지에 맞지 않고 상생의 해법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 전라선 고속화와 서울로 가는 속도만 높이는 방식의 빨대효과는 경계해야 한다"며 "지금은 동서횡단철도 구상을 통해 남부권 전체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기본사회 익산본부와 시민단체·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성명서를 채택했다. 성명서에는 △호남철도망의 중추기능 마비 △국가예산 낭비 및 효율성 저해 △지역 간 불필요한 갈등 조장 등 신설노선의 문제점 3가지를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낭독하며 정치권의 '익산 패싱' 논의 즉각 철회와 정부의 익산역 철도 허브기능 강화 정책 추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익산역은 우리의 핵심적 자산이다. 내 고향 익산이 '패싱'당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나왔다"며 "우리의 목소리가 관철될 때까지 시민들이 똘똘 뭉쳐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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