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전북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할 제9회 지방선거가 6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2026년 지방선거는 기후변화 위기와 저출산 고령화, 인구 소멸, 새만금 위기, 이차전지 기업 유치 등 여러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지역의 내일을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선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전북의 다음 세대가 어떤 환경에서 자랄지,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지 결정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가 크게 다가온다.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는 연말 특집기획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출마예정자를 만나 본다.
◇“교육은 더 나은 오늘을 만드는 과정”…14년 교단에서 얻은 신념
“교육이란 어제보다 더 나은 나,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계획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합니다.”
유성동 전북교육감 출마예정자(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는 <프레시안>의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의 소신을 이렇게 풀어냈다.
그에게 교육은 성적을 올리는 기술이 아니다. “나의 어제를 넘어서는 오늘을 만드는 힘”이며 “각자의 성장이 모여 공동체를 바꾸는 과정”이다.
“아이 한 명이 달라지면 반이 달라지고, 그 반의 변화가 학교와 지역의 분위기를 바꿉니다. 저는 그 작은 변화의 힘을 믿습니다.”
그의 말에는 교과서나 슬로건에서 나온 문장이 아니라, 초등학교 교사로 14년간 교실에서 아이들과 부딪히며 쌓아온 시간의 무게가 배어 있다.
유 출마예정자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현장형 교육운동가’다. 교단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다시 현장으로 되돌리려는 활동을 이어왔다.
그가 대표로 있는 좋은교육시민연대는 지난해 3월, ‘공감·공존·공영’의 시민교육을 목표로 출범한 단체다. '서로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함께 살아갈 줄 아는 시민을 기르는 교육' 이는 그가 전북에서 만들고 싶어 하는 미래교육의 모델이기도 하다.
“시험성적만 높이는 교육은 더 이상 전북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갈 줄 아는 시민을 길러내야 합니다. 전북에서 그런 교육의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 “전북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 부재와 리더십 실종’”
“전북교육의 가장 큰 위기는 소통 부재, 그리고 리더십의 실종입니다.”
전북교육의 고질적 문제를 묻자 그는 주저 없이 말했다. 그는 교육청과 지자체, 학교와 교육청, 교사와 학부모, 교직원과 공무직 등 거의 모든 관계에서 신뢰가 약해지고 갈등이 깊어졌다고 진단했다.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그 갈등을 풀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방향을 잡는 것이 리더십입니다. 지금 전북교육에는 그 ‘중심’이 없습니다.”
그는 학력 저하, 학교폭력 증가,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소규모 학교 문제, 교권 추락과 교사 사기 저하, 다문화·조손 가정 증가, AI 등 기술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행정력 등을 나열하며 “이 모든 것이 결국 리더십의 부재와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위기를 묶어 해결할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교실혁명과 공공교육시스템…“두 개의 공약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
핵심 공약을 묻자 그는 “두 가지지만 사실상 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 회복, 두 번째는 공공교육시스템 구축을 통한 공교육 혁신이다.
그는 이 두 가지를 따로 떼어 보지 않는다. “공교육의 위기는 교실이 무너진 것이기도 하고, 교실을 뒷받침해야 할 제도와 시스템이 함께 무너진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 손으로는 교실 수업과 학교 현장을 다시 세우고, 다른 한 손으로는 지자체·교육청·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공공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엔 떨어지는 학력, 늘어나는 학교폭력, 교사의 소진과 교권 추락, 학령인구 감소 등 각종 현안을 “각각의 개별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전체의 구조 문제로 보고 접근하겠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소규모 학교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적 입장을 보였다.
“작은학교의 역량을 높이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초미니학교는 충분한 소통을 전제로 과감한 통폐합이 필요합니다. 대신 폐교 부지를 지역의 교육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로드맵이 따라야 합니다.”
◇출마 이유와 교육철학…“전북교육의 100년을 위해 지금 바꿔야 한다”
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그는 “전북교육의 ‘미래 100년’을 생각했다”고 답했다.
“지금의 위기는 당장 눈앞의 학교 문제를 넘어서 전북의 다음 세대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문제입니다. 지금 방향을 바로잡지 않으면 너무 늦습니다.”
그에게 출마는 개인의 정치적 도전이라기보다 “교육 현장에서 쌓인 문제의식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는 책임감에 가까워 보였다.
그는 스스로의 좌우명을 “내게는 항상 감당할 만한 시련이 온다”고 말한다. 겉으론 부드럽지만 속은 단단한 ‘외유내강(外柔內剛)’을 좋아하고,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동행(同行)’이다.
“교육은 결국 혼자 하는 일이 아닙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마을과 지역사회가 함께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동행’이라는 말은 교육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인물로는 이순신 장군을 꼽았다.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미리 준비하며 나아가는 모습, 교육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가 닥쳐 허둥대는 것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준비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전북의 학생들에게…“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 자신을 믿고 걸어가라”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전북의 학생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너무나 잘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중요한 건 ‘자신을 믿는 일’입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비교나 조급함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속도로 꿈을 향해 걸어가라”고 조언했다.
“어른들이 여러분 곁에서 응원하고, 최고의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유성동 출마예정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아이들이 각자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그 성장이 곧 전북의 희망이 되는 교육, 저는 그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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