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개발청 홈페이지에는 새만금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새로운 문명이 열리는 곳, 새만금"
이어 새만금사업은 "전북 부안군과 군산시를 잇는 33.9km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축조함으로써, 내부토지 2만 9100ha와 담수호 1만1800ha 등 총 4만900ha(409㎢)의 땅을 새롭게 조성하는 단군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새만금은 서울의 2/3, 파리의 4배에 해당하며,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에게 약 9.9㎡(2.99평)씩 나누어 줄 수 있는 크기"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새만금은 '희망고문의 대명사'로 불린다.
지난 1991년 11월에 '새로운 문명을 열기' 위해 착공됐으나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새만금에서 '새로운 문명'이 열렸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대신 새만금 사업이 시작되면서 전북은 수산업이 기울었고 갯벌이 사라졌으며 숱한 시행착오와 시련을 겪어야 했다.
새만금보다 1년 앞서 시작된 '상하이 푸동지구'는 착공 20년 만에 완공돼 세계 금융·무역·첨단산업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중국 현대개발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세계 금융,무역의 중심지는 아니더라도 "경제와 사업, 관광을 아우르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만들겠다는 새만금개발청의 구호는 34년 째 허공을 맴돌고 있다.
완공 목표 연도와 사업비 규모를 살펴 보면 얼마나 허구에 찬 계획인지 알 수 있다.
1991년에 착공해 오는 2050년 완공 목표인 새만금사업은 수십 년째 전체 사업비는 22.79조 원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국비는 12.14조, 지방비 0.95조, 민자 9.7조 원으로 소개되고 있다.
완공에 60년이 걸리는 사상 최장 기간 추진되는 국책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국비는 겨우 12조가 투자되는 계획으로 수십년째 터덕거리고 있지만 '새로운 문명이 열리는 곳', '경제와 사업, 관광을 아우르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라고 소개하고 있다.
2026년도 국가사업예산 확보를 놓고 전북도는 "전북 대도약의 원년"을 선포했는가 하면 더불어민주당전북도당은 "'전북의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이들이 자랑하는 전북 국가예산 10조 원에는 새만금 관련 예산이 대략 7000억 원 가량이 포함돼 있다.
전북도는 주요성과로 "국가예산 10조 확보로 전북 대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랑했으며 민주당전북도당은 "역대 최대 규모이면서 이재명 정부의 국가비전에 발맞춘 신규 예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새만금개발청도 보도자료를 내고 주요 사업으로 "지역간 연결도로 1630억 원을 비롯해 모드 2148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면서 "새만금사업을 속도감있게 추진해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등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새만금관련 예산 가운데는 법원에서 기본계획이 취소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이 1200억 원이 포함돼 있다. 국토부가 항소하고 소송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하지만, 소송에서 승소해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군산·김제·부안을)은 지난달 17일 SNS에 "이번 국정감사에서 '전북 홀대'의 상징이 돼버린 새만금 사업의 문제점들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새만금의 핵심 현안들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바로잡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꼽은 전북 홀대 사례를 보면 "10년 째 계획만 반복 중인 '새만금 농생명용지'"를 비롯해 '배후부지 없는 반쪽 짜리 새만금 신항'을 꼽았다.
한 사례로 새만금에서 전주까지의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는 2010년 착공 이후 15년 만에 개통됐지만 새만금사업 착공부터 따지면 34년 만에 개통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오는 2029년 개항 예정이던 새만금국제공항은 현재는 기약조차 할 수 없고 새만금신항만 2단계 사업 완공은 2040년, 인입철도 개설은 2032년 완공 목표다.
새만금이 완공되려면 아직도 25년이 더 남아 있다. 새만금이 완공되면 새만금에서 '새로운 문명'이 열리고 '동북아경제중심지'로 도약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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