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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현장에 남는다”…전북, 인권의 역사를 도시 공간에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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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현장에 남는다”…전북, 인권의 역사를 도시 공간에 새기다

전북대·전주 도심 5곳에 인권역사 안내판 설치…QR 연계 ‘살아있는 인권교육’ 시도

▲ 전주 남문교회에 설치된 전북 인권역사현장 안내판. 유신 시기 전북 지역 종교·인권·민주화운동의 거점이었던 남문교회의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전북도


전북의 민주화와 인권의 역사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전북대학교와 전주 도심 곳곳에 지역 인권사의 궤적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하며, 기억과 교육이 만나는 공간을 도시 한복판에 조성했다.

전북도는 17일 전북 인권의 주요 현장을 기록한 ‘인권역사현장 안내판’을 도내 5곳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대상지는 전북대학교와 전주 도심에 분포한 민주화·인권운동의 핵심 장소들이다.

안내판이 설치된 곳은 △전북대학교 이세종 열사 산화 현장 △4·19혁명 진원지 △전주남문교회 △전주고등학교 △신흥고등학교 등이다. 각각의 장소는 시대는 달라도, 국가폭력과 독재, 식민지배에 맞서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려 했던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캠퍼스에 자리한 이세종 열사 산화 현장은 1980년 계엄군의 학교 진입을 알리다 목숨을 잃은 한 청년의 희생을 기억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폭력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로 남아 있다.

▲ 전북대학교 이세종 열사 산화 현장. 전북 인권역사현장 안내판이 설치돼 1980년 국가폭력의 비극과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전북도

같은 캠퍼스 내 4·19혁명 진원지는 1960년,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먼저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시작된 곳이다. 전북대의 외침은 곧 전국으로 확산되며 한국 민주주의의 물꼬를 텄다.

▲ 전북대학교 4·19혁명 진원지. 전북 인권역사현장 안내판이 설치돼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 전북도

전주남문교회는 1970년대 유신체제에 맞선 종교·인권·민주화운동의 거점이었다. 이곳에서는 종교의 이름으로 침묵을 거부한 인권선교 활동과 저항의 역사가 이어졌다.

전주고등학교와 신흥고등학교 역시 전북 인권사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전주고는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에서부터 3·15 부정선거와 4·19혁명, 유신 반대 운동에 이르기까지 학생과 교사가 함께 민주주의를 실천해 온 공간이다.

신흥고는 3·1만세운동과 신사참배 거부, 1980년 5·27 민주화운동까지 식민지배와 군부독재에 맞선 교육 공동체의 저항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 전북 인권역사현장으로 지정된 전주고등학교(왼쪽)와 신흥고등학교(오른쪽). ⓒ전북도

이번 안내판은 각 현장의 역사적 맥락을 간결하게 정리해 시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현장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전북자치도 공식 홈페이지와 연계된 상세 설명과 사진, 영상 등 추가 자료도 확인할 수 있다.

도는 이번 사업이 교과서 속 문장을 넘어, 일상 속 공간에서 인권의 의미를 체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나치는 길목에서, 캠퍼스의 한켠에서 자연스럽게 역사를 마주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미숙 전북도 인권담당관은 “전북의 인권역사현장은 도민들의 삶 속에서 인권 의식이 형성되고 사회가 변화해 온 과정을 담고 있는 공간”이라며 “이러한 기억을 지켜내고 인권의 가치를 넓혀 가는 정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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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수

전북취재본부 양승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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