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태 전북 완주군수가 연초 읍·면지역을 순회하면서 주민과의 대화를 추진했으나 무대 위에서 해당 지역구 군의원과 말다툼 끝에 "경우에 따라서는 의원들 퇴장시킬 수 있다"고 한 발언이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강성희 전 의원의 '입틀막 퇴장'사건과 비교되고 있다.
지난 15일 완주군이 고산면 주민과의 대화를 추진하면서 대회장 전면에 설치한 현수막에 유희태 군수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게첨해 놓은 행위는 지방자치의 주인인 주민들을 초청해 놓은 소통의 현장에서 군수의 이름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게 하는 '왜곡된 민심'을 일방적으로 강요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과의 대화 자리는 주민이 주인인 지방자치 행정에서 주민의 고충을 먼저 듣는 형식이 돼야 마땅한데도 완주군은 군수 이름으로 지은 '낯 뜨거운' 삼행시를 대형현수막으로 제작해 걸어 놓은 것 자체부터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처럼 군수의 '찬양 홍보'를 드러내 놓고 마련한 자리에서 주민들이 자유롭게 비판적 의견을 내기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경직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시각이 있다.
특히 무대 위에 군수와 나란히 앉아 있던 의원들 가운데 서남용 의원이 군수의 말을 끊고 과거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발언을 계속 이어가자 유희태 군수가 서 의원을 향해 "이 자리는 행정과 주민이 만나는 자리"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퇴장시킬 수도 있다"고 대응한 것은 지방자치의 핵심 원리인 기관대립형 구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군 의원 역시 주민에 의해 선출된 주민의 대표인데 군 의원의 질문이나 이의제기를 가로막고 강제 퇴장까지 거론한 것은 해당 의원을 선출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또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장의 독주를 막기 위해 존재하는데 군수가 주민들이 다수 모인 공식적인 자리에서 군의원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지방자치의 본래 취지를 흔드는 것이 될 수 있으며 정당한 정책 질의나 이의제기를 이유로 강제 퇴장까지 언급한 것은 민주적 절차를 경시한 처사였다는 비판이다.
이같은 유희태 군수의 발언과 행태를 과거 진보당 강성희 전 국회의원이 경호원들에게 당한 이른바 '입틀막 사건'과 비교하면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에 대한 행정부의 고압적인 태도'라는 관점에서 매우 유사한 권위주의적 특성을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희 전 의원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축하 행사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외치다가 경호원들에 의해 입이 틀어 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 행사장 밖으로 퇴장 당했다.
이번 유희태 군수의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단상에 앉아 있던 완주군의회 서남용 의원이 "(유 군수가)지난번 약속한 사항에 대해 먼저 얘기해 달라"는 발언을 끊고 "경우에 따라 퇴장시킬 수도 있다"고 한 발언은 소통을 명분으로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민주적 소통의 본질을 부정하려 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 군수 이름을 띄우기 위해 작성한 삼행시를 대형 현수막으로 제작해 걸어 놓고 또 군수가 한 약속 이행에 대해 먼저 설명해 달라는 군 의원을 향해 '퇴장시킬 수도 있다'고 한 유 군수의 발언은 윤 전 대통령의 '입틀막 사건'의 '지방판'에 다름 아니다"라면서 "'단체장이 지방의회를 파트너가 아닌 '관리나 훈계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지방의회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혹평했다.
이어 "유희태 군수의 행보는 '행정의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절차적 민주주의'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주민의 대표를 퇴장시키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완주군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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