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21일 대전시청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정부·여당의 통합안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두 단체장은 정부가 제시한 ‘4년간 20조 원 인센티브’ 방식에 대해 “통합의 본질을 외면한 선심성 대책”이라며 “재정권·조직권·인사권 등 고도의 자치권을 법안에 명문화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태흠 지사는 “통합의 목적은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과 국가균형발전, 제대로 된 지방자치 실현”이라며 “국세·법인세·부가가치세 일부를 구조적으로 이양하면 연간 8조 9000억 원의 안정적 재원이 생기는데 정부안은 4년 한시적 지원에 그친다”고 비판했다.
이어 “4년 뒤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이런 안은 팥 없는 찐빵”이라고 직격했다.
이장우 시장도 “대전·충남 통합이 대통령의 ‘5극 3특’ 공약 홍보용 쇼케이스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시장은 “지방소멸 위기는 이미 현실이고 통합은 향후 100~200년 대한민국 대개조의 출발점”이라며 “중앙이 정해준 만큼만 나눠주는 ‘종속적 지방분권’이 아니라 연방정부에 준하는 강력한 지방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두 단체장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언급한 정부 구상에 대해 “중앙의 개입을 전제로 한 제한적 권한 이양”이라며 “예비타당성 면제, 국가산단 지정, 제도 개선 등 핵심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각 부처가 권한을 내려놓지 않으려다 보니 이런 안이 나왔다”며 “기재부가 재정권을 쥐고 놓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절대 다수 의석으로 독주할 게 아니라 여야 특위를 구성해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한 비판도 거셌다.
이 시장은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설득하고 법안에 무엇을 더 담을지 고민하기는커녕 중앙정부가 종속적으로 권한을 이양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환영하는 태도는 지방분권의 기본 철학이 없는 것”이라며 “과연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지난 1년간 통합법안 논의 과정에서는 참여 요청에도 냉소적이었고 공동발의 요구와 설명 요청도 거절하던 이들이 대통령 한마디에 입장을 180도 바꿨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처신이자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중앙정부 권한을 어떻게 지방으로 넘길지에 대한 고민 없이 정부안을 ‘대환영’하며 이를 문제 삼는 시·도지사를 비난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라며 “이 정도면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지방분권 교육이 필요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통합시장 후보를 둘러싼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두 단체장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누가 통합시장 후보가 될지 묻는 질문 자체가 문제”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벌써 충남에 캠프를 차렸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잿밥에만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밥이 다 지어진 다음에 고민할 문제이지 법안도 통과되기 전에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며 “후보 논의는 법안 통과 이후에도 늦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시장도 “국가의 100년, 200년을 좌우할 중차대한 사안인데 후보 이야기부터 나오는 것 자체가 본질을 흐린다”며 “국회의원으로 뽑아놓았더니 시장 출마 기자회견이나 다니는 모습은 한심하다”고 직격했다.
또 “통합과 관련해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적한데 출마선언하고 기자회견만 다니는 것을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국회에서 좋은 법안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지 국회의원 2년 하고 특별시장에 나서겠다는 모습을 보니 미래가 암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제대로 된 법안이 마련될 때까지 후보 문제는 생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