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24개 하청 지회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다. 오는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원하청 교섭 전초전이 시작된 것이다. 법 시행 전 원청 교섭을 요구한 이유로 금속노조는 원청 교섭이 가능하다는 판례가 있다는 점, 산업안전 문제 해결을 하루도 미루기 어렵다는 점 등을 꼽았다.
금속노조는 25일 보도자료에서 "24개 하청 지회·분회가 현대자동차 등 13개 원청사를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며 "참여한 조합원 수는 7040명"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의 원청교섭 요구 상황을 주요 사업장별로 보면 △현대제철 19개 하청업체 3개 소속 지회 2536명 △현대모비스 2개 하청업체 소속 5개 지회 2113명 △현대자동차 44개 하청업체 소속 4개 지회 878명 △한화오션 22개 하청업체 소속 2개 지회 750명 등이다. 이밖에 금속노조는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중공업 등에 원청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담은 '교섭내용'은 "산업안전보건, 작업환경개선 등 사용자가 실질·구체적 지배·결정 지위에 있는 사항"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하청노조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게 됐다. 법 시행 시기는 내년 3월이다.
금속노조는 법 시행 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게 된 배경으로 원청교섭 판례 법리가 확립된 점, 하청 노동자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점 등을 꼽았다.
금속노조는 "원청 교섭은 개정 노조법 시행 전이라도 가능하다. 개정 노조법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은 사용자 지위에 있다는 판례를 입법화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금속 노사 간에는 매해 1월에 교섭 절차를 개시한다는 관행과 질서가 확립돼 있다. 원청교섭도 예외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또 "하청 산업재해 관련 지표를 보면 원청교섭을 더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2022년 1월 27일부터 2024년 3월 30일까지 현대차그룹에서 사망한 노동자 23명 가운데 16명이 하청 노동자다. 2024년 조선소에서 산재로 숨진 노동자 24명 중 최소 19명이 하청 노동자다"라고 밝혔다.
금속노조가 이 시점에 교섭을 요구한 데에는 정부가 입법 예고 중인 노조법 2, 3조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대한 항의 뜻도 담겼다. 시행령의 골자는 한 사업장 내 과반수 노조 혹은 교섭대표단에 교섭권을 주는 교섭창구단일화제도를 별도 사업체로 이뤄진 원하청 교섭에 적용하는 것이다. 노동계는 이 경우 소수노조의 교섭권이 제약되는 등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 우려 중이다.
금속노조는 "원청교섭에도 교섭 창구 단일화를 적용하도록 설계된 시행령은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 시행령에 입각한 원청교섭을 금속노조는 거부한다"며 "시행령은 마땅히 폐기돼야 하고, 교섭은 노사 자치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금속노조는 "원청교섭 준비 절차를 밟고 있는 하청 단위가 있어 이후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껏 가짜 사장 뒤에 숨은 원청사를 상대로 하청 노동자의 빼앗긴 노동3권을 온전히 행사해 권리와 이익을 증진할 수 있도록 개정 노조법 시행 전부터 원청교섭을 실시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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