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울릉 주민들의 생존권이 선사들의 이속 챙기기와 행정기관의 무책임 속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물류를 ‘복지’가 아닌 오직 ‘수익’으로만 바라보는 선사들의 행태와 "법적 근거가 없다"며 관망하는 당국의 태도가 맞물리면서 섬 주민들의 일상은 처참히 파괴되는 모양새다.
- ‘수익 계산기’ 두드리는 선사들… 잔잔한 바다에도 “휴항”
현재 울릉도 화물 운송의 축을 담당하는 금광해운과 미래해운은 사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혹은 외부 환경으로 돌리는 데 혈안이다. 금광해운 측은 "물동량 감소에 따른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워 격일제 운행을 제안했으나 상대측이 거절했다"며 적자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미래해운의 태도는 한술 더 뜬다. 이들은 "보조금 없이는 운항 확대가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화물선 운항 여부가 ‘선장의 자율적 판단’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 26일, 동해상의 파고는 1~2m로 비교적 잔잔해 운항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음에도 미래 15호는 기상 악화를 이유로 배를 띄우지 않았다. 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 "적자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휴항한 것 아니냐"는 분노 섞인 의혹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이들에게 화물선은 섬 주민의 생명선이 아니라, 오직 숫자로만 치환되는 '수익 계산기'일 뿐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 타 지자체는 ‘기저귀 조례’ 만드는데, 울릉군은 ‘입법 태만’
울릉군과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핑계 뒤에 숨어있는 사이, 타 지자체들은 이미 '물류 복지'를 조례로 명문화 하는 등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경기도는 ‘섬 지역 생활필수품 해상운송비 지원 조례’를 통해 유류·가스뿐만 아니라 쌀, 부식, 위생용품(기저귀 등)까지 지원 범위를 명시해 전액 지원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와 전라남도 역시 ‘생활물류 지원 체계를 구축’해 동절기 물류 공백을 메운다. 이는 선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운항을 기피하지 않도록 손실을 보전하면서 적극적인 공적 개입에 나선 결과다.
반면 울릉군의 관련 자치법규는 초라한 수준이다. 현재 울릉군의 조례는 특산물 ‘반출’ 운송비나 주민 명의의 ‘차량’ 운임 지원에만 매몰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육지서 들어오는 생필품에 대한 지원이나 화물 선사의 운항을 강제할 법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 타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생필품 뱃길을 사수할 법적 토대를 선제적으로 마련할 때, 울릉군은 해양수산부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뒤에 숨어 사실상 ‘입법적 태만’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 매년 되풀이되는 ‘겨울 잔혹사’… 울릉군·의회 뻔뻔한 방관
더욱 공분을 사는 지점은 이 같은 사태가 매년 반복되는 '잔혹사'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를 해결해야 할 울릉군과 울릉군의회는 매번 손을 놓은 채 겨울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지방의회 역시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다.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군의회는 선사들의 '수익성 타령'과 행정의 '복지부동' 사이에서 이렇다 할 중재안이나 조례 제정 등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한 주민은 "선거 때만 주민을 위한다더니, 정작 기저귀가 끊기는 생존권 위기 앞에서는 남 일 보듯 한다"고 맹비난했다.
- 물류는 복지이자 기본권… ‘공적 관리 체계’ 도입 시급
지역 시민단체는 "필수 공공재 성격이 강한 화물 운송을 선사의 자율적 판단에만 맡겨둔 구조 자체가 화를 부른 것"이라며 "물류는 섬 주민에게 헌법적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울릉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화물선 운항에 대한 공적 기준을 수립하고, 적자 보전 대책 마련과 동시에 정기 운항을 실질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공적 관리 체계’의 전면 도입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섬 주민의 밥줄을 끊어버리는 행태를 방치하는 것은 지자체와 국가의 명백한 직무 유기다. "기저귀를 보내달라"는 처절한 비명은 대한민국 물류 정책의 사각지대가 얼마나 깊고 어두운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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