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재정과 권한 이양 없는 통합은 지방분권이 아닌 형식적 결합에 불과하다”며 통합의 방향과 조건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는 4일 오전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힘쎈 충남, 도민의 고견을 청하다’를 주제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타운홀 미팅을 열고, 특별법안을 둘러싼 쟁점에 대해 공개 토론을 진행했다.
김 지사는 모두발언에서 “지방자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국가가 쥐고 있는 재정과 사무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야 한다”며 “수도권으로 인적·물적 자원이 빨려 들어가는 구조에서는 지방소멸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역화를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이 통합의 본래 목적”이라고 밝혔다.
재정 이양 규모와 관련해 김 지사는 “충남이 제안한 안은 양도소득세 100%, 법인세 50%, 부가가치세 일부 이양을 통해 연간 약 9조 원 규모의 국세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세 대비 지방세 비율이 30%에도 못 미치는 현실에서 최소한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특별법안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100% 이양 수준으로 약 3조 7000억 원에 불과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국세·지방세 비율 40% 목표에도 크게 못 미치는 반쪽짜리 이전”이라고 비판했다. 권한 이양 방식 역시 “‘해야 한다’는 강행규정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으로는 실질적인 분권이 이뤄질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통합 명칭을 둘러싼 논란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김 지사는 “충남·대전 통합특별시로 하면 될 일을 약칭을 ‘대전특별시’로 하는 것은 충남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인구 규모와 행정적 위상을 고려할 때 도민대표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광주·전남 등 다른 지역 통합안에는 강제성이 명확한데 대전·충남만 기준이 다르다”며 “전국적으로 통합 논의가 확산된다면 적용기준 역시 공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끝으로 “여야를 떠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얻어낼 것은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며 “급하다고 졸속으로 갈 수는 없다. 도민과 끝까지 논의하며 정당한 요구를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타운홀 미팅에 앞서 충남시민단체연대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통합의 졸속 추진 중단과 충분한 숙의 과정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방선거 이전 완료를 목표로 한 속도전은 민주주의가 아닌 권력의 방식”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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