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농협 창고 화재와 관련해 보험사기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조합장과 전무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증거인멸 시도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하면서도 피해액 전액이 변제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낮췄다.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김유진 재판장)는 6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일로농협 조합장 A씨와 B 전무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C 상무는 벌금 1000만 원으로 감형됐으며, 범행을 도운 D 정미소 사장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기각돼 원심(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유지됐다.
이들은 지난 2023년 7월 일로농협 저온창고 화재 발생 후 실제 피해액보다 많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거래 정미소와 짜고 벼 매매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사로부터 2억 7000만 원을 부당하게 타낸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B 전무는 "범행에 공모하거나 가담하지 않았다"며 사실오인 주장을 펼쳤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 전무의 업무 노트에 차액 정산 내용이 명시돼 있고 거래 상대방에게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내용을 정리한 경위서를 전달하는 등 허위 계약 구조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인정했다가 법원에서는 자신의 관여 범위를 축소하고 실무자인 과장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진술을 번복했다"며 "사후적인 책임 회피를 위한 것으로 보여 신빙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농협의 책임 있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정당한 방법 대신 증거 조작과 기망이라는 손쉬운 범죄적 수단을 택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서류를 위조·은폐하고 허위 진술을 종용한 점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이 사익을 취하기보다 화재로 인한 농협의 손실을 보전하려는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 수십 년간 농협 발전을 위해 성실히 근무한 점, 피해 보험사에 편취금 전액이 반환된 점, 피해자가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보인다"고 했다.
정미소 주인 D씨에게는 "피고인들이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허위 매매 계약서를 작성해 줌으로써 범행을 용이하게 방조했다"면서도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으나 거래 관계에 비춰 거절을 단호히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직접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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