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은 국가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이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기피시설'로 취급받고 있다. 송전선로 하나를 건설하는 데 표준 공기가 9년에 달하지만, 주민 반대와 인·허가 지연이 겹치면 실제 사업기간은 13년을 훌쩍 넘기고, 경우에 따라 20년 이상 소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전력 인프라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은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전력망 확충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지산지소(地産地消)’ 전력 구조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윤 의원은 "전력망은 국가 산업의 혈관이지만, 현실에서는 주민 갈등과 환경 논란 속에서 가장 늦게 구축되는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전력 집약형 산업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송전 중심 구조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인공지능과 반도체, 대형 데이터센터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산업이다. 그러나 송전선로 건설이 장기화되면서 전력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산업 입지가 무산되거나, 지역 간 전력 불균형이 심화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윤 의원이 제시한 ‘지산지소’는 이러한 구조적 병목을 우회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전력을 생산한 지역에서 바로 소비하는 구조를 강화하면 송전선로 건설로 인한 주민 갈등을 줄일 수 있고, 전력 손실과 국가적 망 투자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전원, 산업단지 연계 발전 모델을 결합하면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와 주민 수용성 제고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의원의 주장은 "이제 전력 문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서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로 "비수도권에서 발전하고 수도권에서 소비하는 기존 구조로는 국가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전북을 포함한 비수도권 지역은 발전시설 부담과 송전 갈등을 동시에 떠안고 있지만, 정작 전력 소비의 상당 부분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모순을 안고 있다. 윤 의원의 주장은 이러한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지역도, 국가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경고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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