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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범죄 전문가 "잘못 지급된 코인 62만개, 안 돌려줘도 형사책임 묻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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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금융범죄 전문가 "잘못 지급된 코인 62만개, 안 돌려줘도 형사책임 묻기 어려워"

황석진 교수 "가상자산은 재물로 보지 않아…민사로 청구권 행사해 돌려달라 해야"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비트코인 62만개를 잘못 지급한 사고와 관련해 아직 코인을 돌려주지 않은 사람들에게 형사적으로 책임을 묻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62만 원을 주려다 단위 입력 실수로 62만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한 사태 이후 아직 130억 원(코인 125개)에 달하는 코인이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범죄 전문가인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10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코인을 아직 돌려주지 않은 행위 관련해서 "가상자산은 재물로 보지 않기에 형사적으로 책임 묻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내 계좌에 다른 사람 돈이 들어왔는데 내가 임의적으로 사용했다면 점유이탈물횡령이라든가 배임죄라든가, 형사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상당히 많지만 가상자산은 다르다"며 "실물이 없는 디지털로 있기에 재물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의 판단이 그렇다"며 "그러다 보니 자기 전자지갑에 들어온 건을 가지고 임의적으로 처분했다고 하면 형사가 아닌 민사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 금융감독원장이 '강력한 책임을 질 것이다'라고 말하긴 했지만 그래도 민사적인 부분이니까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형사가 아닌 민사적으로 청구권을 행사해 다시 돌려달라고 해야 하는데 당사자가 '내가 다 써버렸다'고 하면 그 대금을 회수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입력 실수로 62만 원이 아닌 62만 비트코인을 지급한 사고가 발생한 배경을 두고는 "우리나라에 가상자산이 들어온 게 한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문제는 예측 가능한 리스크 사고가 실질적으로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은행이라든가 증권사는 연력이 상당하지만 가상자산은 십 몇년 밖에 안 됐기에 이 같이 숫자를 잘못 넣는 경우는 아마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사태를 두고 "운영시스템 자체에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실시간으로 오지급에 대한 부분을 인지했다고 그러면 그런 일이 발생하고 난 다음에 즉각적으로 조치를 했을 걸로 판단되지만 사전에 대응한다든가 발생하는 시점에서의 대응체계는 상당히 한계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발생하고 난 다음에 40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그 사태를 신속하게 파악해 조치했고 나중에 99.7%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 회수했기에 그나마 대응 속도가 그렇게 느리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가진 비트코인보다 더 많은 코인이 지급된 상황을 두고는 "구조적으로 봤을 때는 장부거래의 어떤 민낯을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다"며 "금고에 있는 자산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자기 플랫폼에서는 왔다 갔다 할 수 있게끔 해놓은 구조는 상당히 문제"라고 했다.

최근 빗썸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약 4만 3000개로 추산되지만 이번에 빗썸에 지급한 비트코인은 62만 개였다.

그는 "증권사에서도 그런 문제가 있기에 자기네 금고 속에 있는 자산과 장부상에 있는 자산을 매칭을 해서 맞는지 안 맞는지를 실시간으로 대사한다"며 "은행 같은 경우에는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매일매일 잔액을 맞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코인은 24시간 운영이 되다 보니 실제 잔고하고 장부상에 있는 잔고하고 실시간으로 맞추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보여진다"면서 "대량의 코인이 지급될 때 실질적으로 맞게 가는 건지 안 가는 건지 이런 부분을 시스템을 통한, 이중삼중으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빗썸은 확률에 따라 2000원~5만 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랜덤박스'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 6일 오후 7시쯤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직원이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써 넣으며 1인당 2000원이 아닌 비트코인 2000개가 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이벤트에 참가한 이용자 695명 중 랜덤박스를 열어 본 249명에게 비트코인 62만개가 지급됐다.

▲빗썸이 비트코인 오(誤)지급에 따른 피해 보상을 순차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빗썸은 사고 당시 비트코인 시세 급락으로 패닉셀(투매)에 나서 손해를 본 고객에게 매도 차익 전액과 10%의 추가 보상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9일 0시부터 일주일 동안 전체 종목 거래 수수료를 면제할 예정이다. 사진은 9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모습. ⓒ연합뉴스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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