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행정통합을 앞두고 장성군이 내놓은 '40개 성장 전략'이 과도한 기대를 부풀린 '백화점식 나열'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통합을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은 긍정적이지만, 실제로 실행 가능한 사업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26일 프레시안 취재 결과 장성군은 최근 보고회를 통해 케이(K)-반도체 특화단지 지정과 호남권 제2혁신도시 조성, 국립심뇌혈관센터 임상병원 건립, 장성~광주 광역철도 개설, 장성~광주 의료·치유관광 융합벨트 조성 등 대형 프로젝트를 포함한 40개 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실성 검증 없이 일단 던지고 보는 식"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각 과제가 요구하는 재정 규모와 중앙정부 승인 절차, 타 지자체와의 경쟁을 감안하면, 상당수는 초기 단계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허황된 카드'로는 반도체 특화단지와 제2혁신도시가 꼽힌다.
반도체 산업은 이미 수도권과 기존 산업벨트 중심으로 재편이 진행 중이며, 호남권에서도 광주·나주 중심의 AI·에너지 클러스터가 형성된 상태다. 장성이 독자적으로 이 구도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제2혁신도시 역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기존 혁신도시가 자리 잡은 상황에서 추가 지정 가능성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40개 과제 가운데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4~5개 수준으로 압축한다.
상대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야는 ▲의료·치유관광 벨트 ▲국립심뇌혈관센터 연계 사업 ▲광역교통망(철도·도로)
▲생활 SOC 확충 등이다.
이들 사업은 중앙정부 정책 방향과 충돌이 적고, 광주·전남 간 협력 구조 속에서도 추진 명분이 확보된다는 점에서다.
문제는 이 같은 과제 나열이 오히려 행정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대형 사업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향후 무산 시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통합 논의가 본격화될수록 지자체 간 경쟁이 격화되는 만큼, 전략의 정교함이 더욱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결국 관건은 40개를 모두 가져가려는 접근이 아니라, 장성의 현실적 위치를 기반으로 핵심 전략을 선별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나주와의 경쟁이 아닌 기능 분담 속에서 산업·정주·교통 거점 역할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행정통합은 장성에 분명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무엇이든 하겠다'는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실제로 실현 가능한 '핵심 5개'를 얼마나 빠르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장성의 미래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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