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북 기초단체장 경선에서 '가산점과 감산제'가 공천장 확보 여부를 결정하는 새로운 도깨비 방망이 역할을 한 배경을 둘러싸고 지역 정가의 분석이 화제다.
22일로 최종 마무리된 민주당 전북도당 14개 시·군 기초단체장 경선에서는 공천장을 쥔 후보와 낙천한 후보 사이에 가산점과 감산제 효용성을 놓고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려 새삼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범기 전주시장 예비후보의 경우 4년 전인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정치 신인 가점을 받아 상대인 조지훈 후보를 박빙의 차이로 따돌렸으나 이번 9회 선거를 앞둔 당내 경선에서는 본인의 감점이 발목을 잡아 역습의 고배를 마셨다.
우범기 시장이 선출직 공직자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해 감점 패널티를 받아 자신의 득표율을 까먹는 바람에 본선행 티켓을 놓쳤다는 캠프 관계자들의 한탄이다.
조지훈 후보 측은 감점과 상관없이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큰 격차로 승리를 견인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주군수 자리를 놓고 현역인 유희태 후보와 도전자인 이돈승 후보의 운명을 가른 것도 이 후보의 25% 감점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 후보의 탄탄한 인지도와 조직력을 깨기 위해 경선 과정의 탈락 후보 등이 '반(反)유 연대'에 가세했지만 양자 대결의 결선 투표에서 이 후보 감점이 최종 득표율을 깎아내려 공천장과 멀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감점을 먹고도 본경선과 결선 투표에서 생환한 현역 단체장도 관심을 끌었다.
정성주 김제시장 예비후보는 현역의 인지도와 조직력이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며 본경선에서 과반이상의 득표력을 발휘해 무난하게 본선에 진출했다.
이학수 정읍시장 예비후보도 감점을 당하는 불리한 구도 속에서도 최종 결선에서 민심과 당심을 결집하는 뚝심을 발휘해 당 후보 확정 명단에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규정에 따르면 현역을 대상으로 하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에서 하위 20%에 해당할 경우 본인 득표율의 20~25%까지 감산이 적용된다.
또 정치 신인이나 여성 등은 일정한 비율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가·감산제'를 잘 활용할 경우 희비의 쌍곡선에서 희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전북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에서 경선이 곧 당선을 결정하는 '결승전' 역할을 하며 가산점·감산점 효과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며 "1~2%의 차이가 치명적일 수 있는 당내 경선에서 가산이나 감산은 결과를 뒤집는 도깨비 방망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같은 당 출신의 인사들이 집안 싸움을 계속할 경우 '기본 득표력'을 가지게 된다"며 "이 상황에서 한 후보가 3~5% 수준의 가·감산을 적용받을 경우 상대의 영향력까지 6~10% 격차를 가져올 수 있어 '가감산이 승부를 좌우'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가·감산의 효력 발휘를 지역 정치 생태계 특성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전북은 중앙정치보다 지역 인맥이나 조직력, 오랜 정치경력 등이 서로 얽혀 있어 정치 신인이 좀처럼 발붙이기 어려운 토양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가·감산의 제도적 장치가 기존의 구도에 일정한 충격을 주거나 전체 판을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가·감산제는 세대교체와 여성 참여 확대, 정치 신인 발굴 등의 지렛대가 될 수 있지만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보듯 효용성 측면에서는 뚜렷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가산의 폭을 넓히고 당 기조에 어긋나는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 이력 등에 대해서는 감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감산제'가 논란의 불씨가 되지 않기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공개해 정치권의 이해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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