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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현장실습 사망사고 유족에 소송비용 청구…노동인권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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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현장실습 사망사고 유족에 소송비용 청구…노동인권 '역주행'

광주시교육청은 청소년 노동인권 예산 66% 삭감

136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노동의 가치 존중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광주·전남교육청이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 지역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현장실습 중 숨진 고 홍정운 군 유족을 상대로 소송비용을 청구했으며, 광주광역시교육청은 관련 교육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는 6일 성명을 내고 "전남교육청이 현장실습 사고로 자식을 잃은 유족에게 소송비용을 청구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2021년 전남 순천에서 열린 고 홍정운 군을 추모하는 촛불집회ⓒSNS 갈무리

단체들에 따르면 고 홍정운 군은 지난 2021년 여수의 한 요트업체에서 현장실습 중 잠수 자격 없이 부당한 지시를 이행하다 참변을 당했다. 당시 도교육청은 "무한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최근 유족이 교육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자 약 900만 원의 소송비용을 유족이 부담하도록 법원에 신청했다.

시민단체들은 "판결문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 교육청 책임이 없다고 보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전라남도 교육·학예에 관한 소송사무처리 규칙' 제16조를 근거로, '공익 목적'이나 '상대방 경제형편'에 따라 소송비를 회수하지 않을 수 있음에도 이를 강행한 것은 "자식 잃은 부모에게 공공기관이 가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2차 가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교육청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법원 판결에 따라 승소 기관은 소송비용을 회수할 법적 의무가 있다"면서도 "학생 사망사고라는 점과 유가족의 고통을 깊이 고려해 사회적 합의와 교육적 가치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도교육청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소송심의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 공익성, 유가족 상황 등을 종합 심의한 뒤 소송비용 회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라남도교육청(왼쪽)·광주광역시교육청(오른쪽) 전경ⓒ전남·광주 교육청

시민단체는 광주시교육청에 대해서도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시교육청의 해당 예산은 2023년 1억5340만원에서 2026년 5290만원으로 3년 새 3분의 1토막(약 66% 삭감)이 났다.

시민단체들은 "2023년 실태조사 결과 광주 청소년 64%가 부당대우를 경험했고 학생·교원 90% 이상이 교육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열악한 청소년 노동인권 현실에 눈감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러한 예산 삭감으로 2023년도 800학급에서 이뤄지던 노동인권교실이 2026년 노동인권교실 260학급·학생인권교육 70학급으로 축소됐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로 찾아가는 노동인권교실 사업이 2016년 이전부터 10년 이상 지속 운영되며 학교 현장에 노동인권교육 기반이 일정 부분 구축됐다"며 "지속된 세수부족에 따른 지방교육재정 감소에 따라 전체 사업예산 구조조정·축소 편성으로 관련 예산도 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성명을 낸 3단체는 △도교육청은 홍군 유가족에 대한 소송비용 청구를 즉각 철회할 것 △시교육청은 추경에 관련 예산을 확보해, 노동인권교육 기회를 보장할 것 등을 촉구했다.

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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