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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 우울증 자살의 마지막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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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 우울증 자살의 마지막이기를 바라며"

[칼럼]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한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정두언 전 국회의원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느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낙선 후 급성 우울증과 자살 시도 전력이 있었다고 하지만 자신의 우울증과 자살 시도 전력을 언론에 공개하고 종편과 공중파의 정치평론 패널과 일식집 사장, 재혼 등으로 인생 2막을 성공적으로 열고 있었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여전히 우울증은 그의 인생 2막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 환자들은 수면장애, 자살사고, 자살 시도와 연결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우울증 진료 인원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고 정두언 전 의원. ⓒ정두언 전 의원 페이스북

다시 말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서 호전된 상태로 인생 2막을 시도하는 수많은 정두언이 있다는 지표다. 우울증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노력이 중요하겠지만 사회적인 차원의 연계망이 중요하다. 정 전 의원이 우울증 자살의 마지막이기를 기대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인식 개선이 절실한 때이다.

정 전 의원이 대단한 것은 자신의 정신과 질환 전력을 공개하기 어려운 사회 환경 속에서도 떳떳하게 공개한 데 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모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인간이 본디 욕심 덩어리인데, 그 모든 바람이 다 수포로 돌아갈 때, 그래서 '내가 이 세상에서 할 일이 없겠구나' 생각이 들 때, 삶의 의미도 사라진다"며 "문제는 낙선 뒤였다. 고통에서 피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김용태 의원 등 지인들에게 "우울증은 정치를 하며 숙명처럼 지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치명타에 가까운 일인지라 20년 이상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걸어온 그의 고백은 정신과 질환과 관련된 인식개선에 큰 기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특별히 정신과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해 행사를 열거나 운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질환과 자살 시도 전력을 언론사 인터뷰 과정에서 공개한 것 만으로도 3선 국회의원 출신의 공인으로서 정신과 질환을 앓는 것에 대해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의미다.

많은 이들이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을 앓는 것을 숨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공개해도 된다는 의식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도 조울증과 우울증 등을 앓고 있다. 3~4주 간격으로 정기진료를 받는 다른 환자들보다 상태가 낫다고 판단했는지 필자가 다니는 대학병원에서 60일 단위로 정기진료를 받고 있다. 정 전 의원이 결국 자살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그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걸 공개했기에 필자도 지금 정신과 질환을 공개할 수 있는 것이다.

풍운아, 합리적 보수, 쓴소리 등 그의 수많은 수식어들이 있지만 우울증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용기도 정치인이자 인간으로서의 '정두언' 수식어에 남길 기대한다. 또한 정두언이라는 걸출한 정치인을 끝으로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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