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기자수첩] 울릉군이 내세우는 조직 안정화의 양면성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기자수첩] 울릉군이 내세우는 조직 안정화의 양면성

“들어오긴 쉬워도 나가긴 어렵다”

▲ 프레시안(홍준기)


최근 발표된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울릉군의 내부청렴도가 5등급 낙제점을 받아 울릉군이 개선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내부 불만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울릉군청 소속 하위직(7~9급)공무원들이 요즘 심상치가 않다.

그 배경에는 울릉군의 일관성 없는 전출제도에 관한 불만이 다수 하위직 공무들에게 내포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전부터 울릉군 공무원들 사이에 “들어오긴 쉬워도 나가긴 어렵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왜 이런 말이 나오는 걸까?

울릉군은 육지에 비해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합격률이 높아 들어오기는 용이하지만 나가기는 어렵다. 육지로 전출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울릉도에 연고가 있거나, 소위 빽이 있어야 먼저 나갈 수 있어 이런 뒷배경이 없는 공무원은 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특혜를 받고 나가는 공무원이 많이 줄었으나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실례로 지난해 다수의 공무원이 도청 등 타 지역으로 전출가면서 특혜의혹이 일어 군 전체가 떠들썩했던 일도 있었다.

울릉군은 지난 20일 하위직 공무원들과 2020년 울릉군 지방공무원 전출제도 의견수렴 및 개정 주요내용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 주요 골자는 전출제한 기간을 당초 10년에서 7년으로 변경하되 전출인원을 현원의 5%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얼핏 듣기에는 3년이나 당겼으니 환영할 제한처럼 들리지만 전출대상자 현원의 5%이하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150명의 전출 대상자 중 매년 5%씩 7명이 임용 7년 뒤부터 전출 간다고 가정 하에 마지막 7명은 20년이 지난 후에나 전출갈 수 있어 사실상 보내지 않겠다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설명회에 참석한 울릉군청 공무원 A씨는 “이 같은 전출제도는 결과적으로 아예 전출을 가지 못하게 막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전출인원을 줄이겠다는 것 아니냐”며 “울릉군의 조삼모사적인 행정에 실망이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전출 기간을 늘리고 인원을 제한하는 것은 십분 이해가 되지만, 이번 안은 그동안 시행해 온 전출계획에서 크게 개선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더 불리하게 적용된 부분이 크다”며 “휴직을 통해 다른 길을 모색하거나, 사표를 내겠다”고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울릉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도 이러한 병가나 휴직 등을 내고 다른 길을 찾고 있는 직원이 많아 인력배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속사정을 털어났다.

울릉군의 불합리한 전출제한으로 인해 신규 공무원 채용 시 응시자들이 지원 자체를 꺼려 결과적으로 인력 부족난은 오히려 더 가중될 것이며, 이는 남아있는 공무원에게 전가돼 과중한 업무로 오히려 더 큰 반발이 예상된다.

눈앞의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볼 줄 아는 행정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