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이에 반대하는 집회를 원천봉쇄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19일까지 반(反)세계화 시위로 각 국가에서 처벌된 경력이 있는 20여 개 시민단체 소속 외국인 998명에 대해 법무부를 통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의 명단은 경찰이 해외정보를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국제적인 테러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기습적인 불법시위나 폭력시위를 막기 위해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에 대한 입국금지를 규정한 출입국관리법에 의거해 법무부에 입국금지를 요청했다"고 그 근거를 밝혔다.
경찰은 또 APEC 회의를 반대하는 집회나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은 단체 소속 외국인 398명의 명단을 자체적으로 작성하고, 이들과 일행이 입국하면 출입국관리소에서 입국사실을 통보받아 각 지방청에 내려보내 국내 활동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
국내 5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연합한 'APEC반대 국민행동'은 회의가 열리는 18~19일 부산에서 'APEC 반대 범국민대회'를 열 예정이며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등 외국 시민단체 대표자들도 이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398명과 그 일행이 입국할 때와 APEC회의 반대 시위에 참가할 때에 '한국 체류기간 중 집회나 시위와 같은 체류자격 이외의 활동이 금지되며 한국 법을 위반하면 형사처벌, 강제추방을 당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4개 국어로 배포할 방침이다.
이같은 경찰의 '반APEC' 집회와 시위 원천봉쇄 방침에 대해 관련 단체는 국제적인 비난을 살 수 있는 비민주적인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일본인 관광객이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자주 참석하듯 불법시위가 아니라면 외국인이라도 국내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아펙ㆍ부시 반대 국민행동 김어진 팀장은 "입국금지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라며 "남을 해친 흉악범이나 테러용의자도 아닌데 그들의 입국 자체를 막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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