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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록 페스티벌 시즌, 그곳에 가면…

[록페 시즌 시작] 지산밸리, 펜타포트에 슈퍼!소닉까지 도전장

가히 록 페스티벌 대전이라 할 만하다. 라디오헤드(Radiohead)에만 기대선 안 된다. 스톤 로지즈(The Stone Roses, 지산), 뉴 오더(New Order), 스매싱 펌킨스(The Smashing Pumpkins, 이상 슈퍼!소닉),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Manic Street Preachers), 스노우 패트롤(Snow Patrol, 이상 펜타포트)이 한국을 찾는다.

모두가 웃기란 쉽지 않다. 국내 페스티벌 시장의 한계가 뚜렷함을 그간 역사가 증명했다. 약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3파전이 막을 연다.

이번엔 3파전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이 분화돼 나온 후, 한 동안 국내 록 페스티벌은 지산과 펜타포트로 양분돼 있었다. '솥발처럼 갈라서'러던 시도가 없진 않았다. 거의 매해 여름마다 이름난 아티스트를 위시한 새로운 록 페스티벌이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려 했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올해는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새로운 페스티벌이 등장했다. 오는 8월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슈퍼!소닉 2012'가 그것이다. 이 페스티벌은 스테이지를 관객이 골라 티켓을 지불하는 새로운 형태를 빼들었다. 네 개의 스테이지 중 원하는 스테이지만 골라 티켓을 구입하거나, 네 개의 스테이지를 모두 구입할 수 있다.

이 페스티벌은 공연기획사 PMC네트웍스가 기획했으며, 같은 기간 일본에서 열리는 섬머소닉 페스티벌의 콘셉트를 그대로 본땄다. 출연진 역시 공유한다.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이 후지 록 페스티벌과 출연진을 공유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갈라져 나온 것처럼, PMC네트웍스의 최성욱 대표는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을 제작한 CJ E&M에서 갈라져 나와 지금의 페스티벌을 만들었다.

문제는 시장의 한계다. 국내 대중음악 공연 시장이 과연 세 개의 페스티벌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큰가는 예전부터 의문시 되던 부분이다. 더구나 '슈퍼!소닉'이 열리는 날은 평일인 화요일과 수요일이다. 관객몰이에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섬머소닉을 찾는 뮤지션들이 워낙 화려한 만큼, 뮤지션의 이름값으로 얼마나 큰 흥행몰이를 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출연진은 나쁘지 않다. 신보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스매싱 펌킨스는 물론, 전설적인 포스트펑크 밴드 조이 디비전(Joy Division)에서부터 맥을 잇는 신스 팝의 거장 뉴 오더를 국내에서 볼 거의 유일한 기회가 열렸다. 티어스 포 피어스(Tears for Fears) 등 관록의 팝 스타는 팬층이 얇지 않고, 올해 최고의 히트 상품인 고티에(Gotye), 신보 발매가 예정된 백신스(The Vaccines), 포스터 더 피플(Foster the People)의 이름값도 떨어지지 않는다.

국내 라인업 역시 흥행에 모자람이 없다. 자우림,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이디오테입,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모두 페스티벌에서 출연 가능한 가장 '잘 나가는' 팀이다.

▲일본 섬머소닉 페스티벌과 연계한 슈퍼!소닉의 라인업. ⓒ슈퍼!소닉 제공

지산밸리, 이번에도 대성공?

국내 최대의 록 페스티벌로 자리한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은 가히 국내 록 페스티벌 역사상 가장 거대한 이름을 끌어 왔다. 이미 지난 2월 국내 페스티벌 시장을 후끈 달군 라디오헤드와 스톤 로지즈가 주인공이다. 올해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의 티켓가격이 오른 주요 원인이 바로 이들 때문이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로 거물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라디오헤드는 물론, 영국 기타 록의 부활을 이끈 스톤 로지즈의 무게감도 못지 않다. 약물과 댄서블한 비트로 상징되던 이들의 음악은 그 자체로 끝내주는 그루브감을 선보일 것이며, 그 중요성은 비디 아이(Beady Eye)를 저만치 떨어뜨려놓고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의 마지막 헤드라이너로 낙점된 이들의 위치가 대변한다(기자 또래의 적잖은 이들은 라디오헤드의 무대보다 이날을 더 기다릴 것이다).

팝 펑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와 국내에 큰 팬층을 거느린 듀오 '쉬 앤드 힘(She&Him)'으로 잘 알려진 포크 뮤지션 엠.워드(M.Ward)와 아울 시티(Owl City), 스매싱 펌킨스의 기타리스트로 여성팬을 몰고 다녔던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James Iha), '노엘 갤러거가 빠진 오아시스'인 비디 아이로 이어진 출연진도 흥행몰이에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국내 뮤지션의 무게감은 단연 최고라 꼽을 만하다. 김창완 밴드와 더불어 지금도 가장 중요한 보컬인 장필순이 드디어 페스티벌에 선다. 90년대 세대는 물론, 최근 세대에게도 위대한 이름인 윤병주가 이끄는 로다운30의 무대는 많은 이가 기다릴 법하다. 새 음반을 낸 이이언의 무대는 제임스 블레이크로 가기 위한 여정을 잘 장식할 것이며 이적과 버스커 버스커의 무대는 모두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두 명의 거대한 스타에 비하면 둘째 날 헤드라이너의 무게감이 떨어져 보인다. 지난해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가 과연 헤드라이너에 어울리느냐는 논란이 일어나는 게 이를 대변한다. 덥스텝을 이끌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제임스 블레이크는 정규 데뷔앨범에서 소울과 덥스텝을 뒤섞은, 새로운 음악의 파노라마를 선보인 신예 뮤지션이지만 국내 팬층이 두껍지 않은데다 통상적으로 인식되는 '노는 무대'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 약점이다. 이미 과거 매시브 어택의 무대에서도 적잖은 이가 실망감을 내비친 바 있다. 라이브를 본 상당수는 "기대 이상"이라고 호평하는 뮤지션이지만 최신 트렌드에 익숙지 않은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거론되지 않은 해외 아티스트의 무게감이 약한 데다, 상당수 해외 아티스트는 다분히 여성 팝 팬을 노린 결과라 대중화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역시 지켜볼 부분이다. 지산밸리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점점 더 대중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

▲후지 록 페스티벌과 연계한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은 올해도 여름 록 페스티벌의 처음을 연다. ⓒCJ E&M
펜타포트의 반격, 가능할까?

국내 최초의 록 페스티벌 성공모델이었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지산밸리는 물론, 이제 '슈퍼!소닉'과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지산밸리가 대중화를 선택했고, '슈퍼!소닉'이 성공을 위해 초반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면, 펜타포트는 대중화와 마니아 공략의 중간지점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헤드라이너의 무게감이 두 페스티벌에 비해 밀린다.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와 스노우 패트롤은 국내에도 상당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지만, 그간 펜타포트가 밀던 '강한 사운드'의 뮤지션과는 거리가 있다. 지산밸리, 슈퍼!소닉과 차별화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강렬한 전자음악 사운드를 선보일 크리스탈 캐슬스(Crystal Castles), 90년대 록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펑크 밴드 애쉬(Ash), 언더그라운드 힙합, 전자음악 팬들에겐 위대한 레이블인 닌자 튠 소속의 드럼 앤 베이스 프로젝트 밴드 퀘미스츠(The Qemists) 등의 라인업은 분명 잘 선별한 결과고, 무대 역시 기대되지만 흥행몰이에선 미지수에 가깝다.

국내 라인업이 흥행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더 문샤이너스, 10cm, 이승열, 뜨거운 감자, 바이 바이 배드맨, 더 칵스, 크래쉬, 바세린 등이 포진해 3개의 페스티벌 중에선 가장 강력한 사운드가 울릴 예정이지만, 해외의 스타급 밴드가 포진하지 않아 남성 록 마니아들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는 아직 의문이 남는다.

KBS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탑 밴드>와 연계해 펼쳐지는 첫날 헤드라이너 무대는 이 프로그램의 성패에 따라 흥행이 결정될 전망이다. 결국 이 프로그램의 성패에 어느 정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분명 괜찮은 라인업이 상당부분 분포됐고, 이대로 지나가긴 아까운 라인업을 자랑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점 또한 명확하다. '슈퍼!소닉'과 맞닿은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점은 두 페스티벌에 모두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올해 라인업은 결코 나쁘지 않다. ⓒ펜타포트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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