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자를 제외한 다른 범 보수진영 후보자들의 사퇴를 종용하며 강한 협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범 보수진영 표를 결집해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나온 이수호 후보를 꺾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되지만, 강한 협박까지 노골적으로 자행된 상황이라 논란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남승희 후보는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한 날 '사퇴하라'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며 "이후에도 십여 차례 보수 쪽 사람들에게 사퇴 협박을 받아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 차를 바꿔 타고 다니고 수행원들이 목검을 들고 다닐 정도"라고 호소했다.
<한겨레>는 이 전화를 건 사람이 보수 학부모단체 관계자였다며 "마음 같아서는 집에 찾아가 해코지를 하고 싶다"고 남 후보에 대한 악감정을 드러낸 사실을 보도했다.
이상면 후보, 최명복 후보도 성명을 협박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이번 논란이 문용린 후보 측과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후보는 "보수 단체들이 특정 후보를 위한 집회를 개최하고, 자신을 사퇴하도록 압박한 것은 범죄행위"라며 자신은 "보수 후보를 표방한 바 없고 교육의 '탈이념화 탈정치화'를 기치로 내걸고 '진보-보수로 망친 교육 바로 잡겠다'는 선거구호를 내세웠다"며 특정 진영 논리로 후보자들을 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공교육살리기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10일 오전 '문용린 단일 교육감후보지지 기자회견'을 열어 나머지 후보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보수진영이 보수단일후보 추대 작업을 벌여 문 후보를 내세웠지만, 남승희·이상면·최명복 후보가 따로 출마해 온전한 단일화가 되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보수 분열로 이수호 후보에 질 위험성이 커졌다"고 불안함을 표했다.
이는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보수후보들의 난립으로 인해 진보진영의 곽노현 단일 후보가 서울교육감에 당선된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문용린 후보 역시 보수단체의 기자회견 내용과 같은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문 후보는 같은 날(1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는 전교조 대 반전교조 선거이기 때문에 보수가 합쳐야 한다"며 사실상 나머지 후보를 보수진영 후보로 분류, 사퇴 등의 방식으로 자신에게 힘을 몰아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국내 최대 사교육 업체 대교와의 밀착 의혹에 대해서는 "건강한 관계"라며 답을 피했다. 문 후보 측은 이에 앞서 대교 산하 재단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정정자료를 통해 자신의 이력은 "사회봉사 활동"으로 "대교그룹 및 누리집의 연구책임자로 보수나 급여를 받고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진보진영의 이수호 단일후보는 11일 오후 3시 종로구 수송동 선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용린 후보의 대교 유착의혹과 보수단체의 타 후보 협박에 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