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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브릿지 경영진의 부도덕을 막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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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브릿지 경영진의 부도덕을 막아주세요"

[기고] 골든브릿지 파업 500일을 맞아

늦여름 매미 울음소리가 줄었습니다. 곧 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매번 새로운 계절이 올 때마다 우리는 꿈을 꿉니다. 이 계절이 가기 전에는 파업이 끝날 수 있기를, 그래서 이 계절을 마음껏 즐길 수 있기를, 그리고 곧 다가오는 계절도 더욱 감사하며 맞이할 수 있기를 꿈꿉니다.

평범한 하루가 몹시 그립습니다

제가 꾸는 꿈은 이렇습니다. 아침에 사랑스러운 가족들 곁에서 깨어나 쾌적하게 출근 준비를 하고, 붐비는 버스 한편에 자리해 차창 밖을 보며 하루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회사에 갑니다. 하루 만에 보는 얼굴들이지만 여전히 반가워 직원들 서로 축복하듯 인사를 나누고, 나 아니면 누구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내 자리에 앉습니다. 컴퓨터가 켜지는 소리를 들으며 길게 이어진 동료들의 책상과 컴퓨터, 이젠 어깨만 봐도 누가 누구인지 알고 있어 친근한 풍경을 봅니다. 달콤한 커피의 여유를 즐기면서 신문을 보고 업무 일정을 파악해 일을 하나하나 처리해 갑니다.

오전 일을 마치고 꿀맛과도 같은 점심을 먹습니다. 이렇게 출근할 자리가 있음에 감사하고 열심히 일하고 나서 먹는 식사에 감사합니다. 오후에도 일할 기회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만족한 하루를 발걸음에 실어 퇴근 시간 집으로 향합니다. 떳떳하게 자기 몫을 하고 되돌아가는 발걸음은 경쾌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더욱 보고 싶어지는 가족들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집에 가면 가장 먼저 누구를 안고 웃음을 지을지 생각해 봅니다. 하늘은 바람이 약간 불어 구름이 천천히 지나가고 내 이마도 쓰다듬는 듯합니다.

이렇게 평범한 하루, 이 하루가 몹시도 그립습니다. 500일 가까이 이러한 일상을 뒤로 하고 길에서 오랜 날들을 보냈습니다. 가족들에게도 무척 미안합니다. 비록, 강한 자 앞에서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불합리함과 부조리에 대해서 입 다물지 않았으며,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외면하지 않았지만, 그 기간 함께 고통을 나눈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사옥에서 피케팅을 벌이는 노조 조합원. ⓒ프레시안(최형락)

부도덕한 경영 일삼는 회사에 질 수 없습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조합원들이 월급 한 푼 받지 못한 채 500일 동안이나 파업을 한 것은 이 싸움이 결코 져서는 안 되는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대주주가 인수하기 전 우리 회사의 대주주는 영국계 투기자본인 BIH였습니다. BIH는 수차례 유상감자 형식으로 회사 자금을 빼가고 회사를 청산하려고 했습니다. 노동자들에게 몇 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청산 위로금을 제시했지만 노동자들은 그것을 거절하고 회사를 지켜냈습니다. BIH는 새로운 인수자 선택권을 노조에 위임하고는 물러갔습니다. 지금의 대주주인 이상준 회장은 많은 매력적인 인수자들 중에서 노동조합이 선택한 사람입니다. 노동 운동도 했고, 노동조합과 공동 경영을 하자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동 경영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파업이 시작된 2012년 4월 23일 이전부터 노조 파괴 전문 기업인 창조컨설팅을 동원하여 노조 파괴 시나리오를 진행하였습니다. 조합원 탈퇴 협박을 하고, 정리 해고를 자유롭게 하자고 하는 등 노동조합이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단체협약 개악안을 제시하고,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자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해지했습니다. 노동자들이 92%의 찬성을 파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조합원 폭행, 불법 대체근로 등 부당 노동 행위를 일삼았습니다. 심지어 노동조합의 파업 때문에 건물 임대 손실을 입었다며 노조 집행부에 5억 원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하였습니다.

대주주는 경영에서도 부도덕한 일들을 저질렀습니다. 이상준 회장은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의 부실을 메우기 위하여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돈을 빼돌렸습니다. 이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며, 현재 이상준 회장과 남궁정 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대표이사의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투기 자본의 전형적인 수법인 '무상 증자 후 유상 감자'를 시도하여 300억 원의 자금을 빼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시세 조정 등 주가 조작 혐의로 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주가 조작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금융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6일 500일 문화제, 승리하기 위해 더 큰 힘 내겠습니다

이 투쟁은 회사를 지키고 가족들을 지키고 떳떳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나를 지킨 중요한 싸움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500일의 파업 투쟁을 해왔습니다. 어려움과 고통을 가족들과 함께 하며 오늘까지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여전히 불법, 위법, 부당한 방법으로 직원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이 많습니다. 우리조차도 믿기 힘들었던 시간을 버틴 힘과 가족들의 지지, 우리를 믿어준 많은 사업장과 단체 동지들의 끊임없는 도움과 노력, 그리고 점점 커져가고 있는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있습니다. 반면에, 작아져만 가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대주주는 급기야 법정에 섰고 곧 법정 구속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이루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힘을 더욱 내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9월 6일 저녁 7시 반 대한문에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파업 투쟁 500일 문화제를 합니다. 500일을 잘 버텨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싸워나갈 우리의 힘을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함께해주신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의 힘을 보여줍시다. 그래서 자본이 도덕성을 잃었을 때 그 힘이 얼마나 나약한지, 그리고 노동자들이 신명과 최선을 다한다면 그 힘이 얼마나 커지는지 함께 손에 손잡고 보여 줍시다.

9월 6일 저녁 7시 반, 대한문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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