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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필 영인으로 세월의 깊이와 감동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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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필 영인으로 세월의 깊이와 감동 재현

[새책] 신영복 옥중편지 원본 되살린 <신영복의 엽서>

신영복 선생의 옥중서한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이번에 새로 나온 '신영복의 엽서'는 이 시대의 아름다운 고전이 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육필 원본을 영인한 것이다. 신 교수가 감옥에서 쓴 2백30여 편의 봉함엽서와 조각글들을 모아 컬러 영인하여, 20년 20일 옥중 생활의 체취와 기록들을 원본 그대로 되살려냈다.

육필편지 영인본은 10년전 신 교수의 친구들에 의해 한정판 자비출판된 적이 있으나 현재 절판 상태. 이번에 내용을 더 보강하고 특히 인쇄상태를 개선해 원본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예술적 감각과 소장 가치를 높였다.

이번에 영인본을 내게 된 배경은 책을 낸 돌배개 한철희 대표의 글이 잘 설명하고 있다. 이를 소개한다. 편집자

***영인본을 재출간하며**

영인본 '엽서' 초판은 1993년에 출간되었다. 당초 이 책의 출판은 신영복 선생을 아끼는 여러 친구들의 아름다운 우정에서 비롯되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나온 뒤 필자의 고뇌와 양심을 나누어 받는 심정으로 엽서를 한두 장씩 얻어 가졌던 친구들은 그렇게 한두 장씩 나누어 가질 것이 아니라 원본은 본인에게 돌려주고 초고와 똑같은 영인본을 만들어 한 권씩 나누어 가지기로 뜻을 모아 당시로서는 거금의 제작비를 들여 찍었다고 한다.

일종의 한정판 자비 출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책은 일부가 서점을 통해 일반 독자에게도 전해지면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도 원본의 생생한 육필이 주는 감동은 그 내용에 앞서 어쩌면 내용보다 더 가슴 뭉클한 것이었다. 철필로 새기듯 한자 한자 또박또박 눌러 쓴 글씨와 군데군데 그려넣은 그림 등은 영인본이 아니고서는 전할 수 없는 것들로서 마치 필자로부터 직접 편지를 받은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내용 면에서도 더욱 풍요로웠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초판본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1976년 이전의 편지와 기록들이 추가됨으로써 필자의 옥중생활 전 기간을 망라하게 되었다. 특히 '청구회 추억'을 비롯하여 남한산성 육군교도소 시절의 사색 노트는 무기로 감형되기 전 죽음을 예감하던 극한 상황에서 씌어진 기록들로서 짙은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이 책은 초판 소진 후 중쇄를 한 번 더 찍은 다음에 곧바로 절판되었다. 애초부터 적극적인 시판을 염두에 둔 출판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이 책을 낸 '너른마당'이 그후 여러 사정으로 출판 활동을 계속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기간의 절판 상태에도 불구하고 책을 찾는 독자들의 요구는 끊이질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쩌다 헌책방에 나온 책은 희귀본이 되어 고가로 팔리는 일이 벌어졌으며 심지어 고급 컬러복사로 불법(?) 복제한 열성 독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증보판을 출간하여 1998년 8월 이후 내오고 있는 출판사로서는 일정한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이 필자의 '고뇌와 양심'에 더 가까이 다가서도록 하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이에 필자의 허락을 얻어 영인본을 재출간하게 되었다.

이번 책은 제목을 '신영복의 엽서'로 바꾸었다. 초판본의 제목을 잇되 엽서 일반과 구별하여 신영복 선생의 옥중서한임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새 책 '신영복의 엽서'는 2백30여 편의 엽서와 조각글, 그림을 실었다. '엽서' 초판본과 비교하여 새로이 넣거나 뺀 것들이 적지 않은데 필자가 직접 선별하였다는 점에서 가히 결정판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책에서는 고화질 촬영과 정밀 인쇄를 통하여 원본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엽서' 초판본과 달리 종이의 재질이나 상태는 물론 미세한 흔적까지 선명히 드러내 독자들의 원본 체감도를 높일 뿐 아니라 자료의 원형이 영구적 기록으로 보존되도록 하였다.

'엽서' 초판본이 출간된 지 10년, 오랜 절판 끝에 다시 태어난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원본의 핍진한 감동에 한층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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